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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 마르 Jan 03. 2024

왜 순례길에 한국 사람이 많아?

까미노 순례길을 걷다보면 전세계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런 질문을 많이 들었다.

한국 사람들이 까미노에 왜 이렇게 많이 와?  



하긴 그들도 놀랐겠지.

먼먼 나라의 수많은 한국인들이 여기까지 와서 걷고 있으니.

그런데 이런 질문을 미국인들이 주로 많이 하는데 나는 미국인들의 이런 질문에 조금 꼬여있는 편이다.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보는 경우도 있으니, 뉘앙스에 따라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너네 미국인들이 많이 걷는 이유와 같아.




[미국]


사실, 미국인들은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의 아버지이자 배우인 커크 더글라스가 연기한 영화  The  way 를 통해 까미노 길을 많이 알게 되었다고 그들에게 들었다. 나는 그 영화를 보진 않았다. 그런데 내용은 설명을 들어 대강 알고 있다. 아들이 순롓길을 걷다가 죽게되어 아버지가 아들의 재를 들고 길을 마무리 진다는 이야기였다.





[유럽사람들의 걷는 이유]


유럽 사람들은 완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휴가가 2주밖에 없는 경우엔 2주 걷고 다음 휴가때 이어서 마저 걷기도 한다. (부럽..)


- 종교적 혹은 영적인 이유) : 성 야고보 성인이  안치되어 있다는 가톨릭 종교적인 이유로 처음 사람들이 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스피릿적인 이유로 걷는 사람들을 보았다. 중간에 자신의 영적 지도자가 포트투칼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리로 빠진 아이도 있었다.


- 여행 :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크기 때문에 구석구석 가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숙소나 음식값도 소도시 혹은 시골이라 저렴하기에 경비적인 면으로도 부담이 줄어든다.


- 스포츠 : 자전거  라이더들을 꽤 많이 만났다. 공기 좋은 곳에서 자전거를 타기 위해  그룹으로 오기도 한다. 라이더들을 위한 순례길도 따로 있다. 그들은 차량 도로로 빠지기도 한다.


 - 중독 : 한번 갔다오면 걷고 쉬는 단순함 삶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데 내가 순례자중 만난 포르투칼 사람 중 하나는 그때 24번 걸었다고 했다. 그리고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걷고 자기 사진을 남겨놓은 이탈리아 할아버지 사진을 여러본 목격. 유럽 사람들은 가까우니깐 완주가 아니더라도 틈틈히 걷는 사람들도 있었다.


- 은퇴 후 여행 : 은퇴 후 긴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기도 한다. 부부 여행자들도 보았다. 그들은 시간이 넉넉하기에 여유롭게 조금 걷고 쉬고 하며 동반자와 인생의 여정을 걷는다.




[ 우리나라 사람들 ]


지금은  너무 대중화,상업화 시킨감이 있다.

한국에 어떻게 이 길이 유명해졌는지는 모르겠다.


파울로 코엘료가 이 길을 걷다가 중간에 돌아가 쓴 책이 연금술사라는 썰도 있다. (심지어 다 걷지도 않았다)

나도 내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다큐멘터리로 알게되었는지 성당 주보로 알게 되었는지 오래전 알았는데 '언젠가'갈 수 있을거야라고 먼 일로 생각했는데 그냥 갑자기 비행기를 끊으니 길 시작점에 도착해 있었다. 사실 괴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도피성으로 갔는데 가니깐 생각이 더 복잡해져 괴로운 순간들도 있었다. 다들 힘들어서 아무 생각 안난다던데 나는 왜 이럴까 하던 차에  한 미국인 순례자를 만났다. 그는 여자친구와 이별후 힘들어 걸었는데 더 괴롭다고 했다. 그 말에 조금 위로 받았다.

우리의 결론은 이랬다. 마음이 평화로워 지는건 까미노 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평화로울 수 있고 괴로울수도 있다. 결국 자신의 문제라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이 걷는 이유는 이렇다 (개인적 생각입니다)


-전환점 : 인생의 굴곡에서 어느 전환점에서 치유를 위해 오기도 한다. >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휴가를 한달 이상 내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퇴사와 이직등 큰 맘 먹고들 오신다.


-도전의식 및  모험의식 :  버켓리스트처럼 한국에선 각광받았다. 난 특별하다는 걸 느끼고 싶은 젊은이들이 꽤 많았다.


- 장기 배낭여행 중 우연히 까미노에 대해 듣게 되어 오게 되는 경우도 간혹 보았다.


-전세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자연과 길 위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경험이 필요할 정도로 지쳤다.


-종교적 이유 : 성당에서 그룹으로 순례길 모집하는 걸 보았다.



[ 문제점 ]


그런데 한국인들이 많이 모이면서 순례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룹으로 다닌다 : 이건 나때도 목격한건데 내가 떠난 다다음날 22명의 한국인이 왔다고 한다. 그들은 소그룹씩 나뉘긴 했지만 한국인들끼리 다니며 그 안에서도말들이 있었다. 난 기차에서 만난 외국애들과 다니다가 안 맞아서 혼자 걸었다. 중간중간 동행자가 있기도 했지만 주로 혼자 걷고 숙소에서 만나는 식이었다.  무조건 혼자 걷고 차라리 숙소에서 만나길 권한다.


-소주까지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두들 쉬는 숙소인 알베르게에서 술 마시고 논다. 다른 순례자들을 방해하는 일이다.


-이런 경우도 들었다. 걷기는 싫고 외국인들과 , 한국인들과 놀고 싶고.. 안 걷고 버스를 타고 온다. 순례자들 숙소에서 일행들을 만나 놀고 저렴한 숙소 이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디 내가 거짓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여기는 각자 여러 이유로 걷긴 하지만, 적어도 저런식으로 길에 대한 의미를 저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이 길에서 정화할 수  있다고 느끼는데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길을 걷는다고 특별해지진 않는다.

우리 모두가 특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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