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어야 할 신발 및 추가 준비물 팁
첫 순례길에 등산화 신고 갔다가 물집 엄청 잡히고 진짜 버리고 오고 싶었던 이야기.
때는 첫 순례길에 오르기 일주일 전, 비행기 티켓을 끊은 것도 일주일 전. 그 당시엔 순례길에 대한 가이드 북이 국내에 한 권 정도밖에 없었다. 보니깐 등산화가 필요하다는 거 아닌가. 그래서 노스페이스 등산화랑 등산스틱등 가게에서 추천받아 이것저것 사서 갔다.
그런데 진짜 이 등산화 신고 너무 고통스럽게 아파서 돌 언덕에서 등산화 벗고 쪼리 신고 가다가 쓰러지듯 벤치에 누워있었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나의 실수
1. 등산화를 길들이지 않았다.
2. 편한 신발을 신고가지 않았다.
그 결과 정말 처음부터 거의 끝날까지 어느 알베르게(순례자 숙소)에서 얻은 소독 바늘과 실을 가지고 발가락 사이사이에 있는 물집을 뚫었다. 걷는 동안 물집 때문에 정말 정말 아팠다.
이 신발이었다.
한국 와서 얼마 안 가 버렸다.
피스테라에서 태울까도 했을 정도로 발을 혹사시킨 신발이었다.
그 후, 다음 까미노에선 리복 워킹화로 굽이 꽤 두꺼우면서 가벼운 운동화를 두 번째 까미노에 신고 갔는데 물집 한번 잡혔나? 그랬었다. 편했고 가벼웠다.
다만, 두 번째 땐 비도 많이 오고 산길도 있고 해서 앞부분이 조금씩 찢어져 순례길 후 작별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걸을 땐 바르셀로나 데카트론에서 Quecha 브랜드인 등산화를 원래 사이즈보다 한 사이즈 더 크게 구매했다.
그건 한국에도 가져와서 트랙킹 갈 때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길에서 만난 사람들 보니깐
너무 장비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
길들인 등산화 있으면 ok
안 길들인 등산화는 절대 반대
가볍고 편한 조깅화, 워킹화 운동화 ok
무거운 운동화 비추이다.
이미 가방의 짐이 무겁기 때문에 내 몸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튼튼하지만 편한 신발로 추천한다.
[추가 준비물]
그리고 편한 신발을 가져가도 물집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작은 바늘, 실, 현지에서 라이터 사는 걸 추천 (소독약도 오케이)
라이터로 바늘을 지진다음에 실을 꽂은 바늘로 물집을 통과해 실만 남긴다. 그러면 실을 통해 물집이 빠진다.
약국에서 파는 조그만 의료용 바늘 여러 개 가져가도 됨. 하지만 매일 갈 수는 없으니 라이터로 한번 지지는 거 필수이다.
+
첫 까미노에서 무릎인대가 나가고 발목이 살짝 다쳤는데 치료를 안 받고 붕대 묶어서 다녔기에 그다음 여정부터는 무릎 보호대, 발목 보호대를 사갔다. 좋은 거 가져가서 두고두고 써도 되고 그냥 다이소 걸 가져가서 쓰고 정리해도 된다. 너덜너덜 해져서 여정이 끝나면 버려야 했다.
나는 처음에 다친 부분이 아직까지 아프다.
인생은 기니깐 최대한 몸에 리스크 없이 걷는 게 좋다.
힘들면 잠시 하루 이틀 더 마을에서 쉬거나 그날은 무리하지 말고 버스를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