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멀어지는 나를 붙잡는 사소한 습관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보내는 동료들이 나에 대해서 신기해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변색 렌즈 안경과 양산이다.
처음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들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며 익숙해했다.
변색 렌즈는 직사광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햇볕을 받으면 안경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햇볕이 강할수록 더욱 짙어진다. 나는 별다른 의식 없이 지내지만, 사람들은 선글라스를 낀 내 모습을 보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멋을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눈을 위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선글라스를 패션 소품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아버지가 눈이 좋지 않으셔서 안약을 넣고 변색 렌즈 안경을 쓰시는 모습을 오래 지켜본 덕분에, 내게는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최근 궁금해하는 직원들에게 그 용도를 설명해주었더니,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변색 렌즈로 교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은 실천이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그리고 양산은 내 백팩에 항상 구비되어 있다.
남자가 양산을 쓴다는 게 익숙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 하지만 중요한 건 시선이 아니라 목적이다.
살다 보면,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휘둘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있다. 소비, 과시, 타인의 시선. 남들과 비슷해지기 위한 선택은 결국 나로부터 멀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살아갈수록 나답게 사는 일은 점점 어려워진다. 주변의 기준, 사회의 시선, 끝없이 비교되는 관계들. 하지만 결국 인생은 한 번뿐이다. 질러버릴 만큼 용감하지는 않아도, 작은 것부터 나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양산을 쓰는 일처럼. 변색 렌즈를 고르는 일처럼. 아주 사소한 것부터, 나를 위한 선택을 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