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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 매니저 Apr 18. 2019

혼자 제주도를 즐기는 방법

 자격증 시험을 치렀다든지, 수능을 봤다든지 어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온 사람에게는 그 결과에 상관없이 그동안 많은 것을 포기하고 쏟은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다시 달려가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를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혼자 제주도를 여행하는 것을 선택했다. 나의 이 선택이 매우 만족스러웠기에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일정은 3박 4일이 적당하다.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3박 4일 이상의 자유 시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2박 3일은 너무 짧게 느껴질 테고 4박이 넘어가면 경비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부담스럽지 않은 비용으로 만족치를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3박 4일이 적당하다. 다만,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성수기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출발과 도착 비행기는 오후 1시 전후로 하는 것이 좋다. 성수기를 피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미리 모든 것을 예약해야 하는 불편함을 피하고 낭비되는 시간과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출발과 도착 비행기를 오후 1시 전후로 잡는 것이 좋은 이유는 제주도에 도착하는 날과 떠나는 날이 숙소에서 시작해서 숙소에서 끝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적어도 가고 싶은 곳을 2군데는 더 갈 수 있다.


사려니 숲


 2. 계획은 너무 촘촘하게 짜지 않는 것이 좋다.


 휴식이 목적인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매우 멍청한 짓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우리는 가고 싶은 곳들을 ‘봐’ 두는 것이 좋다. 제주도에 관한 정보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검색을 하며 가보고 싶은 장소나 식당을 스크린 샷으로 저장해두고 언제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 넣어둔다. 요새는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여행 프로그램 제주도 편을 참고해도 좋다. (* 가고 싶은 곳의 휴무일은 꼭 알아두자.) 스크린 샷으로 저장을 해두거나 어디에 적어 놓았다면 제주도에 도착해서 날씨와 기분, 위치 등을 고려해서 그날그날 이끌리는 곳에 가면 된다.


 * 참고로 나의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날: 공항 - 렌터카 인수 - 동문재래시장 - 게스트 하우스


 둘째 날: 사려니 숲 - 아줄레주(*카페) - 성산일출봉 - 게스트 하우스


 셋째 날: 금 오름 - 새별 오름(*새빌 카페) - 제주 4.3 평화 기념관 - 게스트 하우스


 마지막 날: 제주시민오일시장(*매월 2, 7, 12, 17, 22, 27일마다 열림) - 렌터카 인계 - 공항


 보통 오전 8시쯤 나와 오후 7~8시쯤 숙소로 돌아갔다. 밥은 꼭 먹고 싶었던 식당을 찾아간 한 번을 제외하고는 갔던 곳 근방이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해결했다.


아줄레주의 에그 타르트(포르투갈의 그것에 버금간다. 나는 혼자 4개를 먹었다.)와 성산일출봉


 3. 책은 두 권정도 들고 가자.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이나 좋아하는 책을 2권 정도 가져가면 좋다. 나의 경우 너무 두껍지 않은(*160~250장 분량) 책 2권을 가져갔는데, 셋째 날 오전에 다 읽어버렸다. 저녁에 숙소에 들어가서 자기 전이나 카페에 가서 애증의 핸드폰은 잠시 내려놓고 책을 들어보자. 여행의 여유로움 속에서 읽는 책은 여행을 한껏 만족스럽게 만들어 줄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글을 써도, 그림을 그려도, 얽혀 있는 생각을 정리해도, 아니면 그저 창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만 봐도 좋을 것이다.


금 오름을 올라가는 길


 4. 숙소는 취향에 맞게 선택하자.


 펜션, 에어 비앤비, 호텔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지만, 제주도에는 1,000개가 넘는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만큼 원하는 분위기의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수가 많은 만큼 게스트 하우스마다 추구하는 가치도 제각각인데, 그중 내가 갔던 곳을 예시로 들자면 다음과 같다.


 - 첫째 날의 게스트 하우스: 협재 마당 게스트 하우스


 마당이 있는 작은 게스트 하우스로 내가 갔을 당시 하루에 1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었다.(*비수기 할인) 협재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곳으로 소소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의 매력으로 저렴한 가격과 친근하게 대해주는 사장님과 스텝 분, 귀여운 개와(*엄청 큼) 까칠한 고양이를 들 수 있다.


 - 둘째 날의 게스트 하우스: 쉼 게스트 하우스


 역시 협재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로 가격은 2만 원이었다. 도미토리임에도 불구하고 3인실이었고 이곳 역시 마당이 있었다. 단점으로는 조식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 극강의 시설을 자랑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저녁 8시에 영화관 수준의 휴게실에서 틀어주는 영화인데 굉장히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 셋째 날의 게스트 하우스: 제주도 협재 게스트 하우스


 협재 해수욕장을 전망으로 하는 게스트 하우스로 파티가 유명한 곳이다. 가격은 2만 2천 원으로 가장 비쌌고 파티 비용은 별도이다.(*만원)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사람이 있었고 직원도 가장 많았다.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곳이었는데, 먼저 장점으로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과 바로 코앞에 협재 해수욕장이 있다는 것이다. 단점으로는 비수기임에도 많은 사람으로 인해 숙소가 꽉 찬다는 것과 가격에 비해 화장실 시설과 이용이 열악하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 게스트 하우스가 어떻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예시에 불과하다. 이처럼 다양한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만큼 숙소 선택의 폭이 넓으니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조용한 숙소를 선호하기 때문에 2박까지는 파티가 없는 곳을 선택하였고 마지막 날에는 책을 다 읽었기도 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에 파티가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선택하였다. 세 곳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만족스러웠다. 비수기일 경우 당일에 예약을 해도 상관없으니 차분히 자기에게 가장 잘 맞은 곳을 찾아보도록 하자. (*나는 그 날 아침에 가고 싶은 게스트 하우스를 정했다. 하지만 성수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위의 4가지 방법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기 때문에 참고해서 자신만의 여행을 만들어 가면 된다. 부디 나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오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로 나는 약 30만 원을 썼지만(렌터카, 비행기, 숙소, 식비 모두 포함) 비용은 사용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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