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꽁치 Jan 04. 2016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

선택은 여전히 어렵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선택' 해야 하는 상황은 늘어가고

늘어가는 선택의 문제들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일은 제게 퍽 어려운 과제입니다.


우습게도 크고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결단을 쉽게 내리는 편인데, 사소하고 보통의 것들, 그러니까 부수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많이 고민하고 그 문제 앞에 어려워지고 말아버립니다.


내가 그런 사람이란 것을 몇 차례 몇 번의 경험들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또다시 여러 선택의 문제들 앞에 서있는 지금, 어려운 마음이 덜컥 밀려들어옵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닌데도-

'아,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끊임없이 웃을 수 있겠구나, 같은 꿈을 꾸며 행복할 수 있겠구나' 싶어 어렵지 않게(?) 함께 미래를 그려가기로 약속했습니다.

또, 예비 신랑을 따라 타지로 나가야 하는 상황도 생각보다 잘,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소한 다른 문제들,

이를테면 예식장, 상견례 장소, 드레스와 헤어….

물론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은 아니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부분들 탓인지 자꾸만 다른 곳에 조언을 구하고 기웃기웃 거리다 보니 어느샌가 정보의 홍수 속에 허덕이고 말았습니다.


허우적거리며 돌아보니 내가 한 선택들이 전혀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인 것만 같이 조금은 울적해졌습니다. 분주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팔랑팔랑 거리기 바빴던 여러 정보들로부터도 잠시 멀리하고,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하겠습니다.


소곤소곤 사담을 털어놓는 것만  같아 쑥스럽기도 하면서, 아, 그래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감사한 밤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침묵 즐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