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주는 어떤 것들
말이 앞선 탓에 후회하고 말아 버릴 때가 많습니다. 잠깐의 침묵도 참아내지 못하고 불편해함을 느끼는 시대 속에 저 역시도 가벼운 이야깃거리라도 던지며 침묵 없음이 편안한 사이임을 반증이라도 하는 듯 우스갯소리라도 쫑알거릴 때가 많습니다.
2016년에는 침묵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깊게 생각하고 내린 계획은 아닌 터라 '내가 이런 계획을 세웠던가' 하고 잊어버릴는지도 모르겠지만 대화 중 흐르는 잠깐의 침묵에 힘겨워하지 않고, 오히려 침묵 속에 오가는 작은 감정들을 느끼며 편안함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년 설이면 거창한 이런저런 계획들을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채워 넣곤 합니다. 올해는 그 칸이 제법 비어있을 듯합니다. 침묵 즐기기, 간단해 보이지만 어쩌면 꽤 어려운 과제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침묵을 즐기다 보면 분명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것이 내 안에 차곡 쌓여가지 않을까요, 분명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던 어떤 것들을 보고, 듣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