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툭, 툭 발로 차 보아도.
요 며칠 비가 온 탓일까
거리에 가득 찬 낙엽들이 발 끝에서 바스락거린다.
꼭 오늘을 닮았던 지난 가을날
너와 함께 걷던 부암동의 그 길목이
마주 잡던 따스한 네 손길이
두런두런 나누던 이야기들이
달빛에 반짝이던 길 목을 가득 채우던 은행잎들이
그만 그리워져버려서 길목에 쌓인 낙엽들을 툭, 투-욱 발로 차 흩트려버린다. 눈 앞에 보이는 낙엽처럼 내 머릿 속도 온통 네 생각으로 그만 가득 차버려서 아무리 낙엽을 발로 차 올려보아도 좀처럼 기분이 나아지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