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패혈증+황달 (2025.03.24-04.22)
2025년 4월 10일
동생은 자녀가 있고 남편은 다음 날 출근이었기 때문에 해열제로 열도 잡히고 해서 응급실에 혼자 있기로 했다. 특히 응급실은 보호자가 몸을 눕힐 장소도 없기 때문에 누가 와서 있기는 참 열악한 곳이기도 했고...
동생이 세면도구와 샌드위치 등을 사다 줘서 샌드위치 반쪽과 방울토마토 5알을 먹었다. 응급실도 몇 번 와보니 시스템도 알고 돌아가는 상황도 익숙해서 마음이 편했다.
'그래 내일이나 모레 기존에 담관에 있던 스탠트를 제거하고 새것으로 교체하면 괜찮아지겠지.'
지난번 담관 스탠트 시술이 아프지도 않았고 황달도 금방 해결되었기 때문에 나는 마음을 평안히 하고 응급실 침대에 앉아있었다.
평안함 속에 있던 그때 나는 속이 좀 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역시 토마토를 괜히 먹었나"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갑자기 머리가 핑 돌며 엄청난 구역감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뭔가 토할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간호사 선생님!!!"
하고 소리쳤다. 그리고 선생님이 도착하기 직전 나는 토했고 그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눈을 떴을 때는 간호사 선생님 세 분이 나에게 붙어서
"환자분! 환자분!! 정신 차리세요"
라고 소리치고 있었고 내 환자복과 시트는 더러워져 있었다.
"환자분 정신 드세요? 기억나세요? 환자분 경련을 하셨어요."
아무것도 기억 안 나고 나는 그저 토한 것이 죄송해서 미안하다고 말했고 간호사분들은 괜찮다고 하시며 내 몸을 닦아주시고 새 환자복으로 갈아입혀 주셨다. 정신이 없어서 부끄럽고 뭐고 생각할 틈도 없었다.
나는 그냥 컨디션이 안 좋아서 토했다고 생각했지만 병원에서는 경련을 일으킨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 당장 와 줄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하여 남편에게 연락을 했고 놀란 남편은 밤 11시에 16일 전에 왔던 바로 그 응급실로 다시 달려왔다.
남편이 도착하기 직전 나는 다시 한번 토하다 기절해서 경련을 일으켰고 이를 심각하게 여긴 의료진은 스탠트 교체 이외에 뇌 MRI, 뇌 CT, 뇌파검사까지 추가하여 3박 4일 가까이 굶으면서 모든 검사를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