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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 Oct 01. 2022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동안 이 속담을 인용하거나, 떠올려 본 적이 없었다.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속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떠올리는 문장이다. 결국은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하나하나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다행히 하늘이 도와준 것 같았다. 작품 의뢰가 들어왔다. 그동안 준비만 하고, 최종 선택을 계속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제 움직여야 할 시기가 되었다. 공유 오피스를 선택해서 계약을 하고, 개인사업자등록을 하고, 명함을 인쇄했다. 아무도 재촉하지 않았지만, 가속도를 냈다. 더 이상 준비 중이 아니라, 준비가 끝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마음을 다잡았다. 


나 홀로, 출근 그리고 퇴근

공유 오피스 계약을 하고, 나의 공간을 만들었다. 1인 무보수 대표로 시작이다. 나 혼자지만, 출/퇴근은 되도록 규칙적으로 하면서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자 했다. 점심 약속이 없는 날에는 샐러드 또는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너무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면 사무실 근처 산책을 나간다. 근처에 도서관도 찾고, 와인 샵도 발견하고, 마트 위치도 파악하였다.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갔다. 혼자서, 조급하고 불안해하다가. 심호흡을 다시 하고, 천천히 여유를 찾기를 반복하면서.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하늘이 돕는구나. 

나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혼자 사무실에 앉아서 기획서 작업을 시작했다. 파워포인트 빈 화면을 열고, 표지를 만들고, 그 다음 목차를 어떻게 구성해야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면서 자료조사를 했다. 조금씩 내용을 채워나가면서,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이게 과연 맞는 방향인가?"

"이런 제안을 해도 괜찮을까?"

"요즘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인가?"

"더 좋은 표현은 없을까?"


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정리를 하면서도, 문득문득 반문을 하게 된다.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기획서 정리는 내가 혼자 알아서 할테니, 마지막에 점검하면서 같이 봐달라고 부탁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는 알겠노라, 필요할때 연락하라고 했다. 난 친구에게 필요할때 연락했다. 

지금부터 필요하다고. 당신이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그때부터 난 친구에게 수시로 질문하고, 확인 받았다. 이렇게 구성해도 괜찮을지, 흐름이 이상하지 않은지, 이런 내용이 흥미로운지 등. 나 혼자 답답하게 생각한 부분이 조금씩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내가 불안하게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 새로운 확신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렇게 핑퐁처럼 서로 주고 받은 대화와 코멘트 등은 나의 숨통을 트이게 하였고, 기획서도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완성할 수 있었다. 


내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기에, 그 어느때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가득하다.

그러나 욕심만으로는 안된다. 정말 '잘'해야한다. 잘해보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게 과연, 가능한가? 

내가 꾸린 회사, 독립이라는 건. 인생의 모든 무게를 짊어지고 전진하는 고난의 행군인가? 

그동안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일을 했었는데. 

독립해서, 내가 감당해야하는 책임감은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무게와 압박이다. 


어느날, 퇴근길에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떠올랐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래, 하늘이 도와주길 기다리면 안된다. 요행수는 없다.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 결국 모든 건, 내가 하기 나름이다.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였다.


아직도 나는 많은 벽에 부딪힌다. 

새로운 난관은 계속 될 것이다. 나만 지치지않고, 끝까지 가면 된다. 

개인사업자 운영에 대해서, 궁금하거나 모르는 부분은 인터넷으로 공부하면서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었다. 수입은 없지만, 지출은 끊임없이 있는 시기다. 회사 이름으로 세금계산서 발행되어 오는 것을 하나씩 출력해서 보관하고, 입금 처리하면서 통장 잔고를 본다. 회사 운영을 위해서 작은 알바를 하였다. 이제 나도 사업자니깐, 이건 세금계산서로 발행하고 비용을 받기로 했다. 


드디어, 나도 세금계산서라는 발행하는구나! 신나고 설레는 것도 잠깐. 국세청 사이트에 접속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벽에 부딪혔다.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한 인증서 발급이 필요하다. 왜, 나는 이걸 몰랐을까. 그냥 공인인증서로 된다고 생각하다니. 1차로 허탈했다. 그리고 인증서 발급을 하면서, 헤매기 시작했다. 2차 멘붕이다. 인터넷 설명을 제대로 찾아보지 않은 스스로를 탓한다. 남들에게는 간단한 사무업무를 몇시간씩 붙잡고 머리 아파하는 나의 모습에 자괴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붕괴는 안된다. 심호흡하고, 다시 천천히 하면 된다. 그렇게 결국은 해낸다. 지치지 말고, 끝까지 가면 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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