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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흔 Aug 07. 2023

나도 출간작가가 되고 싶었다.

출판사 관계자 님들을 초대합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함께 글을 쓰던 작가와 시인들이 차례로 시집을 출간했다. 물론 그 시집에 실린 시들이 갖는 문학적 가치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른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가 아직 병아리 문인 지망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글을 쓴다고 하면 언젠가는 나도 나의 글을 출간해서 종이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부터인가 갖고 있었다. 물론 그 언제인가가 정말로 언제가 될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남들은 여러 번 도전해도 작가 승인을 받기 힘들다고 하더니, 나는 단번에 작가가 되었다. 그때까지는 그래도 브런치가 내 글을 그럴듯하다고 판단해서 작가 승인을 해준 것으로 알고, 쓸데없는 자만심에 이 글 저 글 되는대로 마구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런 과정에서 칭찬 일색인 작가님들의 댓글에도 힘입어서 근 1년 동안 상당히 많은 글을 발행했다. 

     

그런데 그렇게 창작을 이어가던 도중, 여기저기에서 출간 이야기가 들렸다. 많은 작가님이 출판사의 출간 제의 혹은 POD 출판이나 순수 자비 출판의 형태로 책을 출간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나도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 나도 잘하면 열심히 해서 종이책으로 내 글을 남길 기회가 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애초부터 나는 출간에 대해서 원칙을 하나 갖고 있었다. 절대로 자비 출간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바로 그 원칙이었다. 물론 자비로 출간하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혼자 출간하고, 홍보도 하는 방법으로는 누가 내 글을 알아보고 책을 사서 읽어줄 것인가? 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다. 더군다나 출간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글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글이지 않은가? 그래서 적어도 출판사에서 책의 출간과 홍보와 배급을 담당해 주는 형식이 아니면 출간해 봤자, 그 출간은 그냥 돈 많이 들인 취미생활 정도의 가치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 물론 POD 출판의 경우는 그저 내가 기념품 정도의 가치로 생각하고 몇 권 출간해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다.  

   



결국 그렇다 보니 책을 출간하는 기회는 어디든지 출판사에서 나에게 출간을 제의할 때까지 열심히 글을 쓰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것도 아니면 공모전 같은 곳에 응모해서 수상을 하든지, 아니면 내가 스스로 출판사에 출간을 제의해서 출판사의 선택을 받는 방법 이외에는 출간의 가능성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방법은 내가 생각해도 조금은 억지스러운 방법 같았다. 문단에서 지명도는커녕, 아무도 이름조차 모르는 병아리 작가의 글을 선뜻 출판해 주겠다고 다가오는 출판사도 없을 것이고, 내가 출간을 제안하고 싶어도 도무지 내 글이 어떤 출판사의 출간 방향에 어울리는 글인지조차 모르는 데다가 출판사의 출간 제안 창구에 대한 정보도 전혀 알고 있는 것이 없는 실정인지라 여러모로 출간은 이른 시일 내에 불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을 접하고 보니 처음의 출간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 열심히 창작을 계속해서 원래의 계획인 시집출간 이전에 엽편소설을 묶은 소설책을 먼저 출간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선회하기로 했다. 아마도 분량으로 보면 50편 정도만 넘으면 책으로 엮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계획 분량은 올해 가을이면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때쯤 여기 브런치에서 방황하고 계시는 수많은 출판사 관계자 여러분께서 제 글을 읽고, 촉망받는 이 작가에게 출간을 제안해 주시기를 기대해 보겠다. ㅎㅎㅎ


누가 알겠는가? 열심히 창작하다 보면, 그리고 더 좋은 글을 창작하겠다는 마음으로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겠나? 아, 그런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창작하면서 그날을 기다려 보련다.   

  

이렇게 또 글을 한 편 썼다. 글감 같지도 않은 내용으로 쓴 글이지만 내용만큼은 진심을 담고 있는 글이다. 요즘 시를 쓰지 못하고 있다 보니까 별의별 글을 다 쓴다. ㅎㅎㅎ 그래서 끝으로 한마디 더 하건대,      


“출판사 관계자 여러분을 제 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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