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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지 않아

거기서 거기

by 반디울
거기서 거기2b.jpg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수저 하나를 들고

이 수저의 하루 이동 경로를 눈으로 훑어보았는데,

휙하고 1초도 안 걸린다.


수저통에서

식탁으로

개수대를 거쳐

건조대에 잠깐,

그리고 다시 수저통으로...


거기서 거기,

매일 주방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는 수저들의 단조로운 행동반경을 보라.



거기서 거기1b.jpg

내 생활 반경이랄 것도

수저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슬며시 웃음이 났다.


언제 멀리 나갈 때 가방에 오래된 수저 하나 넣고 나가

세상 구경 좀 시켜 줄까나?




글·그림 반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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