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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디울 Aug 29. 2017

어른이 되지 않아

거기서 거기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수저 하나를 들고 

이 수저의 하루 이동 경로를 눈으로 훑어보았는데, 

휙하고 1초도 안 걸린다.     


수저통에서 

식탁으로

개수대를 거쳐 

건조대에 잠깐,

그리고 다시 수저통으로...     


거기서 거기, 

매일 주방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는 수저들의 단조로운 행동반경을 보라.    


 

내 생활 반경이랄 것도

수저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슬며시 웃음이 났다.     


언제 멀리 나갈 때 가방에 오래된 수저 하나 넣고 나가

세상 구경 좀 시켜 줄까나?               




글·그림 반디울

                                                     https://www.instagram.com/bandi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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