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따라 여기저기
고3 아들 수능! 어제 끝났다.
어제 아침. 수능 시험장에 데려다주며 속으로 '춥다.' 했다.
아들은 긴장된 얼굴로 들어갔다.
교문 옆 주차장에서 20여분 있었다.
혹 아이가 급하게 찾을 듯하여...
남편 왈 "쓸데없는 걱정이다."며 핀잔은 줬지만 차를 바로 돌리지 않았다.
부모 마음이다.
하루가 어찌 갔나?
오후 4시, 아들을 데리러 갔다.
4시 30분 종료에 맞춰 교문 앞에 서니 부모들이 초조했다.
해는 늘 그렇듯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15분이 지났다. 남편은 춥다며 차로 갔다.
5시가 지나서야 아들은 나왔다.
아는 것은 아는 대로,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쉬운 것은 쉬운 대로, 어려운 것은 어려운 대로,
풀었단다. 시험은 삶과 같다.
아들은 담담했고, 나는 먹먹했고, 남편은 답답해했다.
저녁을 먹고 약을 먹었다. 밖에 서 있었던 짧은 30분! 찬기운이 감기로 온듯하다.
수능 다음날인 오늘. 아들과 오전 익산 고등학교를 들러 오후 전북 지방병무청에 갔다.
2001년 1월 생인 아들! 신체검사를 받는다는 날이 수능 다음날인 오늘이라니!
아들이 선택한 날이니 함께 다녔다.
두어 시간 한옥마을을 배회하다 신검 끝낸 아들을 데리고 군산 집에 왔다.
연 이틀 아들을 따라다니니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아무 생각도 없이 지내던 고등학교 시절이!
중압감이라곤 일도 없던 낙관적 생각만 하던 고등학교 시절이!
별생각 없이 살던 그 어리고 젊던 시절이!
해준 것도 없는데 쑤욱 자란 아들!
잘 자란 아들이 고맙다.
난 별생각 없이 살아놓곤
넌 별 생각하며 살라 하는 건 아닌지...
난 중압감이라곤 일도 없이 꿈꾸듯 살아놓곤
넌 중압감 갖고 냉혹한 현실을 생각하며 살라고 하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