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눈이 내리고... 눈송이 너무 좋아요.
저녁나절 보글보글 부대찌개를 끓여 먹고
아들 안경을 맞추러 나가니 눈이 오시더라고요.
살살 내리는 눈송이를 보며 안경테를 골랐지요.
동그란 안경테를 이것저것 쓰는 아들!
어쩜 그리 이쁜지
죄다 이쁘더라고요.
골라 달라 날 데리고 갔는데...
모두 이뻐서 이것도, 저것도, 써보고, 또 써보고!
안경점 창문 밖 눈이 송송 내리고
달콤하게 빛나는 로즈빛 안경을 쓰니
눈송이 같더라고요. 아들이!
자식은 어렸을 때만 이쁜 게 아녀요.
자라고 자라도,
성장하고 성장해도,
내 손을 떠나고 떠나버려도,
내 눈에서 멀어지고 보이지 않아도,
모든 기쁨이 숨어, 슬픔과 고통이 모여,
뽀송뽀송한 눈송이, 흰 꽃송이 같이 다가오는 것 같아요.
타지에 사는 결혼한 딸은
운전을 시작한 이후 "처음 눈길에 살금살금 출근했다."하고
수시합격증을 받은 아들은 아침 먹고 놀고 있네요.
자식은
눈송이 같아요.
차가운데 따스하고
보고 있으면 그저 좋은데
너무 많으면 힘들고
너무 적으면 아쉽고
치우긴 고되지만
녹으면 형체도 없고
늘 만지고 싶지만
손을 대면 사라져 버리는
눈송이 같아요
--강아지처럼 마당 눈밭을 뛰어다니고 싶은데 어제 문턱에 걸려 오른발 새끼발가락에 심한 멍이 들었네요. 아들이 "엄마 나이 들면 새끼발가락이 사물에 걸려 잘 다친다던데. 이제 조심하세요. 부러진 것 아니에요?" 한다. 정말 조심할 나이가 된 것인지... 여하간 눈사람도 못 만들고 눈이 녹게 생겼다. 마음만은 소녀인데 두 아이들이 다 성인이 되어버렸다니... 인생 눈송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