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은 여행

유학 간 아들과 함께 미국 자유 여행

코로나-19 시국에 미국 여행 0: 들어가며

by 정루시아

여행 출발 3주 전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인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발견됐다. 그러더니 출발 일주일 전 해외 출입국 정책이 바뀌었다. 출국 시 승객의 PCR 검사(48시간 검사에서 24시간 검사) 규정과 해외 입국 시 귀국 여행자의 자가격리(10일 자가격리 의무) 지침이 강화됐다. 출국을 며칠 앞두고 남편은 입을 내밀었다. 마음이 불편했지만 모른척했다. 딸은 챙겨갈 짐을 확인하며 밝은 목소리로 출발 삼 일 전에 군산에 오겠다 했고 아들은 페이스톡으로 LA 국제공항 도착 시간을 최종 체크했다. 아이들은 각자 여행 준비를 찬찬히 진행했고 남편은 불만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을 던졌다.


"이런 시국에 가야겠어?"

"아들이 자동차 운전 때 사용할 구글맵을 깔고 데이터 무제한 유심칩을 사둔 걸 보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한데~. 간다고 했으니 상황이 복잡해졌어도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기다리고 있잖아요. 아예 출입국을 막은 게 아닌데 이제 와서 못 간다고 할 수도 없고~~. 겨울방학 내내 당신하고 있을 건데~~. 걱정 말고요."

"허긴~. 추운 시카고에서 혼자 있으면 그렇긴 하지? 부럽네. 나도 갈 수 있으면 좋겠구먼. 따스한 곳에서 잘 먹고 쉬어. 난 뭐 심심하겠지만. 여하간 조심하고. 입국할 때도 PCR 검사를 해야 하니까 가자마자 LA 보건소에 검사 예약하고."

"조심해서 다닐게. 마스크 쓰고. 되도록 음식은 해 먹거나 take out 할 예정이야. 날 믿어요."


가겠다 약속을 했으니 가는 것이지만 참 번잡한 여행이 되겠구나 싶었다. 무엇보다도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어떠할지 예측이 불가했고 우리가 사는 삶의 규칙과 미국의 규칙이 같지 않으니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여행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입밖에 내지 않았지만 속으론 한국도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마당에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이 이 상황을 어찌 감내하고 있는지 보고 싶은 마음도 한 자락 깔려있었다.


손 소독제와 KF94 마스크를 챙겼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근 2년을 살았지만 그 흔한 체온계도 없이 살았던 내가 체온계를 사서 가방에 넣었다. 타이레놀 2 각과 분말 유산균과 홍삼정을 짐 가방 한 곳에 넣으며 K 방역의 습관과 이제 막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에 살고 있는 K 자존감을 함께 챙겼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유학 간 아들을 보러 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