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팜플로나 Pamplona ~ 푸엔테 라 레이나 Puente la Reina ( 25km )
2. 알베르게: ALBERGUE PUENTE
팜플로나를 지나 패르돈 언덕(용서의 언덕)을 오르는 완만한 길엔 수많은 순례객이 길을 걸었다. 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물감을 도화지에 막 풀어놓은 듯했다. 유채밭과 밀밭이 조각 잇기를 하듯 구릉을 메웠다.
용서의 언덕.. 무엇을 용서하길 바랄까? 신의 용서일까? 자신을 향한 스스로의 용서일까? 이곳에 서는 사람들은 어떤 용서를 할 것인지 궁금했다. 순례자들은 바람을 느끼며 용서의 언덕을 서성였다. 나도 한동안 서성였다. 무엇을 용서해야 하나? 생각하며 준비 없이 그저 한 발 한 발 내딛으면 될 것이라 생각한 단순함을 용서하고 싶었다.
사실 용서의 언덕에 오르며 성이 잔뜩 난 내 발가락과 발바닥에 용서를 청했다. 발가락 보호를 위한 다양한 양말을 보며 이게 무슨 효과 했는데 그리 가볍게 생각한 것도 용서를 구한다. 기능의 탁월함을 무시했음을... 이 양말들이 없었으면난 이틀도 못 걸었을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