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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루시아 May 17. 2022

29/40-걸어서 깨달음이 오나?-산티아고 순례길

기다리며 즐기며:2022.5.16.

1. 오 세브레이로 O Cebreiro ~ 트리아 카스텔라Triacastela ( 21km )

2. 알베르게: ALBERGUE AITZENEA(사설 알베르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7일만 걸으면 걷기가 끝나니 발바닥이 환호성을 준비 중이다.


아침부터 비가 오지만 표지석의 숫자가 줄어드니 비도 반갑다.

싸늘한 산자락 온도에 비까지 오니 추위가 달려들었다.

그래도 좋다. 오늘 하루가 시작돼 걷고 있으니

남은 날이 6일 아닌가?


초록이 무성한 구릉들을 지나며

소를 키우는 작은 마을들을 지나며

오르락내리락 길을 걸으며

이곳저곳 풍경을 눈에 담으며

길을 걷는다 하여 사람이 변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걸어서 깨달음이 오겠는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어느 곳에서 무얼 하던 깨달음과 거리가 멀다.

순례길은 버림을 감당할 용기가 없으면 그저 고생길일 뿐이다.

자기 안의 열망과 욕망을 버릴 용기 있는 자에게만

버림이 허락됨을, 자비가 열림을...


길이 아닌, 순례길이 아닌,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닌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자!

채우기 위해 버림을 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삶을 위해 가식과 거짓을 버리는

스스로 가벼워지는 자!

그가 신의 진정한 축복을 받은 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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