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공연을 보고
1박 2일 서울여행
지도교수님과 팬텀 뮤지컬을 지난 금요일 함께 봤다.
사는 것이 모두 다른 제자들!
지도교수님은 연신 미소를 지었다.
두명은 소리를 내어 울먹였고,
교수님과 5명은 가슴이 먹먹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어둠이
2시간 40분동안 펼쳐지며
인간의 사랑, 재능, 고통, 질투, 노력, 오해, 편견, 어긋난 고백 등이 무대를 휘감았다.
숙소로 함께 광화문 대로를 걸으며 웃으며 떠들었다.
실험실에서 새벽 1시가 되도록 연구과제로 떠들던
20년전의 우리들이,
지방의 20평 남짓 연구실의 두 평 남짓 다닥다닥 붙었던 책상 위에 연구자료와 논문을 가득 올리고
각자의 논문 자료와 데이터를 처리하던 우리들이,
시간이 흘러 광화문 거리를 여유로이 걸으며
오페라의 유령에 대해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현실이
놀랍도록 행복했다.
다음날 아침, 브런치를 먹으며
교수님이 100살일 때 우리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번져 모두가 웃었다.
백발의 교수님과 80대, 70대 후반의 제자들이라니....
모두가 1년에 한 번은 함께 공연을 보고
모두가 1년에 한 번은 여행을 하고
모두가 1년에 한 번은 돌아가며 사는 곳을 방문하고...
ㅎㅎㅎ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1년에 한 번은'이 늘어난다.
우리 모두는 석·박사 과정 중 힘겹고 어두운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다.
아마 지도교수님은 미국의 박사과정에서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큰 딸을 키우며 데이터를 모으던 그 순간이
우리의 어둠만큼 깊고 넓었을 게다.
그러나 인간은 언제나 자기에 집중하고
자기 인생이 고귀하고,
자기 인생만 훤히 들여다보고,
나의 어둠만 응시하니
함께 뮤지컬을 보며
이야기 속 어둠을 공유하니
이보다 더 행복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
교수님과 실험실 후배들이 모두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