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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도, 친정도, 빵!

휴가 나온 아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by 정루시아

아들이 군 휴가를 나온단다.


인천에서 군 생활을 하니,
천안을 들러 조부·조모를 뵙고,
조치원을 들러 외조모를 뵙고,
군산으로 내려오겠단다.


특히 천안에는 독립기념관이 있으니,
점심 후 두어 시간 독립기념관을 관람하고
1박 2일 휴가를 챙겨놓겠단다.


처음 알았다.
군인이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는 이유를...


한복을 입으면 무료로 경복궁을 관람할 수 있는 것만큼이나
매혹적인 전략이다.


아들이 휴가를 나오기 전날,
준비해 둔 빵 반죽 두 개를 냉장고에서 꺼내
부랴부랴 풀어 헤쳐 빵을 구웠다.


더워도 너무 더운 월요일 오후,
남편은 “쪄 죽으려고 그려냐” 하며 툴툴댔다.

“시댁에 가져가려고 하는데~.” 했더니,
헤벌죽 웃으며 “그려? 아버지가 좋아하시겠네. 빵 좋아하시는데~.” 한다.


빵 봉지를 싸 들고 아들과 함께 천안과 조치원을 들러 점심과 저녁을 먹고,
졸려하는 남편 대신 운전대를 잡고 내려오니,
마음은 좋은데 기운이 하나도 없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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