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주려
날이 뜨겁다.
뜨거워도 너무 덥다.
일이 있어 내일 딸 집 근처에 가니
작업하다 1층에 내려와 빵 반죽을 꺼냈다.
두 번을 한 시간 간격으로
이층과 일층을 오르내리며
빵 반죽을 접어주고 눌러주니,
보송보송 공기방울이 수다를 떨며 올라온다.
퇴근하는 남편이,
"이 더위에 빵을 굽게? 그제 구운 빵이 남았는데?"
"응. 내일 딸 주려고."
"너무 더운데. 난 뭐 먹어? 든든한 걸 먹고 싶는데."
"그럼 간만에 시켜먹지. 매콤한 치킨."
"그럴까?'
치킨이 오는 동안 빵이 구워지고,
온 집안이 빵 냄새로 샤워를 한다.
집안은 온통 빵 냄새와 굽는 열기로 들끓어도,
내일 빵을 받고 행복해할 딸 얼굴을 생각하니
절로 신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