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수업이미지 만들기

by 정루시아

IoT(Internet of Things)를 설명하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수업설명의 인트로를 만들었더랬다.

대학교 교양 강의라 하여도 너무 딱딱하게 시작하면 학생도 질리고 나도 질리니 말이다.

소프트한 이야깃거리를 넣어 IoT의 센서, 컨트롤러, 액추에이터를 설명하는 나만의 방식인데 문제는 그런 상황의 사진이 내게 있을 리 없다. 그래서 ChatGPT에게 그림을 넣어 제작을 하니 감쪽같다.


아이가 어렸을 때, 바쁜 출근길에 우산을 두고 나와 낭패를 본 기억이 떠오른다.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고 서둘러 집을 나섰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순간 당황하며 짜증이 확 밀려왔다. 아이를 잡은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실렸다. 작은 아이 손을 잡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13층 현관문을 열고 우산을 집어 들며, 비가 오는 출근길의 교통체증과 부장의 날 선 눈빛을 받으며 사무실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패턴 CAD실에 들어가는 싸늘한 기분이 확 떠올랐다. 3살 아이를 데리고 마음속 부산스러움이 차고 넘쳤던 직장생활 시절의 감정이, 지금 이 글을 쓰며 다시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림1.png 사물인터넷의 작동방식: 제작 ChatGPT

만약 그때, 현관문을 나설 때 우산에 달린 센서가 작은 멜로디로 "우산을 챙기세요"라고 알려줬다면 어땠을까?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정신없이 하루를 시작하던 나에게, 그 정도의 작은 기술만으로도 큰 도움과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기술 혁신이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야말로 기술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 그 시절, 아이에게 꼭 챙겨주어야 했던 소소한 물건을 깜박 잊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아도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서 IoT 기술이 부럽다.


만약 인터넷과 연결된 보조 가방이 현관을 지나가는 나를 감지하고 작은 소리로 "잊고 가는 물건이 있습니다"라고 알려주었다면, 나는 허둥지둥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바쁜 아침, 작은 기술이 내 행동을 챙겨주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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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Image 2026년 1월 7일 오후 08_49_06.png
아들과 함께한 사진을 바탕으로 출근 이미지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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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안에서도 비가오고 우산을 쓰고 있는 넌센스-바로 수정하여 우산을 들고 있는 형태로 만듦

그런데 남편이 이 사진을 보고는 나를 닮지 않았단다.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


이미지를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날 뿐이고 더 이상 누군가를 이른 아침 부산스럽게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현실이 고맙다. 작업을 하면서 아이들 사진을 찾아보았는데 참 이상하게도 딸이나 아들이나 어린 시절 사진이 많지 않다. 아이들이 가장 어여쁘고 활기찬던 시절의 이미지가 없다는 사실에 나와 남편이 얼마나 바쁘게 살았던 것인지 하며 한편으로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더 소중하게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았음에, 더 살뜰하게 챙겨주지 못했음에 말이다.

젊어서는 일하느라 바쁘고 나이 들어서는 미안함에 바쁘다니....ㅎ 수업준비 중에 웬 감상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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