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by Soopsum숲섬


심장이 쿵쾅거리며 뛸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바람을 가르고 땅을 밟고 힘차게 밀며 뛸 때의 벅찬 느낌이 좋아서, 제대로 튼튼해지고 싶어서, 매일 달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내겐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일단 조금만 힘들면 뛰지 않고 걸었으며, 나가서 다니면 괜찮은데 집에서 대문 밖을 나가기 전까지 의식적인 두려움이 늘 있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내게 꼭 맞고 하기 쉽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운동, 바로 줄넘기다.


민트색 줄넘기를 주문해서 받은 오후에는 비가 왔다. 오늘부터 시작이니까 당장 뛰어볼까 싶어 굵은 펜 두 개를 양손으로 잡고 바닥에 요가매트를 깔고 팔을 옆구리에 딱 붙이고 가상의 줄넘기를 해보았다. 100번도 다 뛰기 전에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뛰고 몸이 더워졌다. 초등학생 때 해보고 처음 해보는 줄넘기는 역시 대단한 운동이었다. 오랜만에 땀을 뻘뻘 흘렸고, 다음날이 되자 손끝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데가 없이 온몸이 쑤셨다. 다음날부터 바깥에서 뛰어보았는데, 곧 익숙해져서 잘 뛸 수 있게 되었다. 비가 오면 집 안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뛰어주면 된다. 언제 어느 공간에서든 뛸 수 있다. 뛰면 된다. 줄넘기를 시작하기 전 관절을 위한 정성스러운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수를 세며 부지런히 몸을 공중으로 띄어 올리는 동안 몸속 장기들, 피와 근육과 세포들이 깜짝 놀라 깨어나는 게 느껴진다. 중력을 거스르는 반란의 시간이 꽤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