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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섬 정은영 Dec 20. 2022

애써 살아가는 이유

여섯 줄로 기록하는 하루



  3주 만에 찾은 수영장에서 갑자기 고개를 내민 채 앞으로 나아가며 수영할 수 있었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수영을 하지 않던 3주 동안 수영하는 법을 그만 잊어버린 것이다. 잊는다는 현상이 인생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부정적인 일만은 아닌가 보다. 온몸에 있는 대로 힘을 주던 습관과 반듯하지 않던 자세와 물에 대한 불안까지 기억이 나지 않아 다행이다. 한결 가벼워져서 오늘은 마음대로 떠 있고 가라앉고 오르락내리락 한가한 고래처럼 허밍으로 노래를 부르며 놀았다. 책을 읽고 사랑하고 배우고 일하고 여행을 가고 하는, 내가 애써 하는 모든 일들의 이유는 어쩌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잊기 위해서,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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