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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오 Oct 12. 2022

겨울을 보내고

2020년3월

이제 3월이 된다.

계절은 사실 완만하게 하루하루 변해가지만 달력이 넘어갈 때 느껴지는 변화는 그보다 더 크다.


나는 시간과 계절을

마음대로 왜곡시킨다.


해가 바뀌고,

모호하게 머리 속에 떠올린 다짐들이 있었다.


‘에이… 뭐..’


한 주 한 주 금방 지나가고

그런 설렘들도 복잡한 계산 속에 묻힌다.


예상치 못했던 일들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는 순간들이 생겼다.


생존 자체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들.

노동을 하고, 생계를 꾸리는

그런 것들이 우리 삶의 거의 전부임을

느끼고 있다.


성수기를 그냥 보내고 있는

동네 꽃집에서 화분을 샀다.


성장이 멈춘 나의 침대 머리맡에 놓여져

조금씩 자라나는 화분


패딩을 세탁했다.


하지만 가끔 찬 공기가 불어올 것이고

얇은 옷으로 버티려다 한번쯤 몸살에 걸릴 것이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무도 나에게 묻지를 않는다.

떠나보낸 친구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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