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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Dec 05. 2020

한국경제, Defcon 3

BIS 데이터로 금융위기의 EWI(Early Warning Indicator) 

Credit GDP GAP을 그려봤다.

수치상으로는 Defcon 3라고 결론짓는다.


Borrowing to the hilt  

- Bankruptcy business model


코로나로, 추운 날씨 때문에 방콕 하는 토요일. 

Netflix 뒤지다, 별 재미없는 것 같아 안 건드렸던 

“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를 봤다. 


스토리는 그냥 그랬다. 

“Big Short”나 “Too Big to Fail”처럼

실화가 바탕이 아니고, 

여기저기서 스토리를 꿰다 보니 현실감이 덜했다. 

올리버 스톤이 감독인데,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주제가 아니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마이클 더글라스의 대사에는 느낌이 왔다. 

“It’s clear as a bell to those who pay attention.

The mother of all evil is speculation, leverage debt.

Bottom line? 

Borrowing to the hilt, bankruptcy business model ”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GFC)  이후에

그 이전 시점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대사를 자신 있게 넣을 수 있었겠지만,

만일 GFC 이전에 영화를 만들었다면 

이렇게 과감하게 얘기할 수 있었을까? 


영화를 보다가 멈추고, 힌트를 얻은 김에 

은행, 금융시장의 리스크 동시에 감안할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되는 것으로 분석해봤다.


Credit GDP GAP 

Defcon 3 한국, 4 일본, 5 미국


국제결제은행(BIS)은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인데

전 세계 상업은행들의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을 

각국의 중앙은행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한국도 참여하고 있고, 한국의 은행들도 

BIS 기준에 맞춰 감독받고 있다. 


BIS에서 금융위기의 조기경보로 

(EWI, Early Warning Indicator) 제시하는 것이

Credit GDP GAP이다. 

지금까지 가장 유의적으로 금융위기를 예측했다고 한다.


Credit GDP GAP은 HP Filter를 이용해 

“민간부채/GDP” 비율의 장기 추세선을 그리고

그 추세선에서 벗어나 있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위로 벗어나면 “위험”, 

아래로 내려가면 “안전”을 의미한다. 


즉, 빚이 정상적인 경우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면 빚내서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면

빚이 계속 쌓여서 나중에 빚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원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꼭 이러한 이유로만 빚이 늘어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한국


우리나라는 “기업부채 + 가계부”인 “민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201%로 한미일 3개국 중 가장 높고,

"가계부채/GDP"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GFC) 이후에도 

민간부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정신 못 차린 경우이다.


그리고 가장 최근 수치인 2020년 1분기 

Credit GDP GAP은 9.4%인데,

2018년 1분기에는 0%였다. 

즉 2년 만에 정상 증가속도보다 급격히 빨라진 것인데, 

1년 평균 4.7% 가속한 것이다. 


그런데, 무서운 점은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GFC로 위기가 닥쳤을 때

Credit GDP GAP이 13.2%였다. 

GFC 때는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따라서 지금까지의 경험상 

한국은 Credit GDP GAP이 15% 정도이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속도로 증가한다면

1년 후에 GAP이 15%에 도달할 것이다. 

따라서, Credit GDP GAP만 놓고 본다면 

한국은 Defcon 3 - 휴가나 외출 금지 및 비상 대기. 


아래의 그림은 부채비율과 추세선에서 벗어난 

정도를 표시했다. 따라서 추세선 위는 "+", 

아래는 "-"이다.  추세선은 표시하지 않았다.


자료: BIS Statistics


미국 


민간부채/GDP 비율이 3개국 중 153.5%로 가장 낮다. 

GFC 직전에 170%까지 올라갔었지만

개과천선해서 그 이후 비율을 크게 낮추었다.


Credit GDP GAP도 "마이너스" 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도 “마이너스”이다. 

그래서 Defcon 5 – 평화 시의 단계, 

코로나 문제가 있지만 지표만으로서는 평화롭다. 


미국도 문제가 많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정신 차리면 교훈을 받아들일 줄 안다고 느낀다.

한국도 IMF 위기 이후 10년 정도 정신 차리기는 했다.


BIS Statistics


일본 


민간부채/GDP 비율은 164.6%.

GFC 이후 줄다가 아베노믹스 이후

다소 증가했지만 그래도 그 이전보다는 낮다.

한국보다 거의 40%p 낮은 레벨. 


하지만 Credit GDP GAP은 14.1%.

민간부채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인데,

2015년 아베노믹스 실시 이후 GAP이 

꾸준하게 연평균 3% 전후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치는 버블 붕괴 직전의

23.9%인데, 여기까지 가려면 10년은 

있어야 할 듯하다. 그러나 워낙 과거치라서

임계점은 이 수치보다는 낮을 것이라 짐작하지만,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했던 국가라서 추정이 어렵다. 


어쨌든, 일본은 기축통화국이라는 

커다란 advantage가 있지만,

엄청난 국가부채라는 문제도 있어서 애매하다. 


그래서 일본은 Defcon 4 – 경계태세.


BIS Statistics


소감


지난번 미국의 연구자가 GFC를 예측했던 방법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을 분석해 본 결과는 

한국 위기 가능성 없음이었다. 

한국, 부채가 보복을 할까?


그런데, 은행이 아니라 금융시장이 위기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FT의 기사를 읽고 나서, 

은행 분석만으로는 불충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2.0?


오늘 영화를 보다가, 

“부채/GDP” 비율은 혹시 은행과 금융시장 모두를 

아우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BIS 데이터를 이용해서 분석해봤다. 


정부가 강하게 개입하면 Credit GDP GAP이 

커져도 위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아울러 어떤 계기가 터져야 위기로 전화되기 때문에

위기는 쉽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이, 국가의 특수성에 따라 EWI의 validity가

달라지기도 한다. 선진국은 유의적이지만, 

후진국은 case by case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쨌든, 코로나 백신으로 당장 경기회복이 되고,

성장률이 급증할 것 같은 희망이 부풀어 있는 시점에 

이런 글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조심해야 한다는 신호가 눈앞에 켜져 있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다만 나의 소감은 2018년 이후, 길게는 GFC 이후에도 

우리는 빚내서 경제성장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 스타일" 가사처럼 "갈 때까지 가보자"는 것. 


마지막으로 레이 달리오가 한 말인데,

한 국가가 위기에 빠지지 않고 성장을 지속하는 원칙이다.

매우 단순하다. 모든 진실이 그렇듯이.

공부를 잘하려면? 

열심히 그리고 요령 있게 하면 되는 것처럼.


1. Don't have debt rise faster than income.

    (한국 X)

2. Don't have income rise faster than productivity.

    (한국 X)

3. Do all that you can to raise your productivity.

    (한국 이러고 있나?)


이 글을 쓰고 1주일 후쯤, 아래의 기사가 나왔다.

업데이트된 통계가 나왔는데, GAP의 증가속도가 가파르다.

코로나 때문에 가계부채로 견뎌야 될 시간은 더 긴데.....

매일경제. 2020. 12. 10

[단독] 한국 가계부채 증가속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빨라
BIS, 韓 민간부채 경고
 
 빚증가 속도 지표 13.8%P로
 태국·멕시코·아르헨보다 높아
 올 가계 60조·기업 120조 폭증
      
 양연호 기자
 입력 : 2020.12.09 17:47:15   수정 : 2020.12.10 08:01:11

◆ 민간부채 빨간불 ◆
 
 우리나라 기업부채와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늘면서 민간부채 위험 수준이 11년 만에 `경보` 단계에 진입했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경고가 나왔다. 기업 도산이 늘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정부가 개입해 구조조정 등에 나서게 되는데, 이 경우 정부부채마저 불어날 수밖에 없어 3대 경제 주체가 모두 `빚더미`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일 BIS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말 가계부채는 1887조원, 기업부채(금융회사 제외)는 2073조원, 정부부채는 86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민간 부문의 빚 증가 속도가 가파른데, 올해 들어서만 가계부채는 60조원, 기업부채는 120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민간 부문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갭은 2009년 2분기(13.2%포인트)보다 더 높은 13.8%포인트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2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의 신용갭은 빚 부담이 큰 신흥국으로 꼽히는 태국·멕시코·아르헨티나보다 높은 수준이다.
 
 신용갭은 가계·기업의 부채 수준이 GDP를 비롯한 실물경제 수준과 비교해 얼마나 늘었는지를 산출하기 위해 활용되는 대표적인 지표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각국 정부가 경제 위기 때 은행 부문을 통한 적절한 신용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신용갭 지표를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B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한국의 비금융 민간 부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20.5%로 1년 새 1%포인트 상승했다. BIS가 집계한 32개국 중 증가폭으로는 홍콩, 프랑스,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상위권에 위치했다. 이 지표는 민간 부문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보여주는데, 2009년(20.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가계와 기업의 빚 상환 부담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민간 부문의 빚 부담이 늘면 갚아야 하는 이자비용이 늘고 민간소비를 제약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금융 현장에서 상환능력을 감안한 가계대출 심사가 이뤄지도록 하고 금융사도 스스로 손실 흡수 여력을 보강하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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