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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Jun 02. 2020

언텍트 시대의 그림자

편의점에서 느낀 애잔한 감정

편의점에 들어가다

마주친 배송기사로부터 느낀 우울한 감정.
허리를 다친 배송기사는 아파도 쉴 수가 없다고 한다.
4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시기에

기업의 수익모델
노동력을 갈아 넣는 구조라는 것이 이러니하다.
엘리시움과 버려진 지구는 지금 진행형이다.


편의점에서  
 

편의점에 들어가는 길이었는데,
물건을 배송하는 트럭이 서있고,
운전기사가 물건을 가게 안으로 나르다가
“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물건 실은 박스를 땅에 내려놓는다.


허리가 아픈 것이라고 직감했다.
무게 치면서 스쿼트 빡세게 하다가
허리 나가봐서 안다.  
 

처음에는
너무 아파서 서있지도 못하고,
1분을 걷는다는 것은 기적이고,
더욱이 물건을 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내 경우
산보를 할 정도까지 3달 걸렸다.
중간에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또 운동하다 더 악화되기는 했지만.
그 다음부터 어디서건 앉아서, 누워서 쉬었다.  
허리통증은 쉬는게 정답이었다.
  

그것도 하체 근력운동한 것이 있어서,
심하게 다쳤지만
회복이 빠른 것이라고 했다.


어쨌든 가게로 들어가
주인한테 물건 나르는 것 도와주라고
얘기하려고 하니, 가냘픈 여자 아르바이트생.
그래서 기사분과 같이 몇 박스 들어서
가게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저씨 허리 아프죠?,
  그러다 큰 일 나요.”
“저희는 아파도 일 못 쉬어요”
  

내가 더 할 말은 없었다.
계속 일한다면,

그분의 허리는 점점 더 아파질 것이지만.

어쭙잖은 충고를 할 상황도 아니고.
 

쿠팡 노동자의 코로나와 죽음


요즘 코로나의 재확산은
쿠팡의 물류센터 직원들 간의 접촉이
가장 큰 원인이다.  
물류센터는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엄청난 노동강도를 요한다고 한다.


더욱이, 그곳에서는
산업재해인지는 모르지만
코로나 터진 날 사람도 죽어 나갔다.
 
 쿠팡은
 온라인 시대의 강자로 부상하는 회사로,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노동력을 갈아 넣는
잔인한 구조가 존재하고 있다.
아마도 노동력을 갈아 넣지 않으면
적자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다.
  

구조적으로
매출 대비 변동비 지나치게 높아서
아무리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도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이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존의 구조에서
이들이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좋게 말해서
최대한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노동을 갈아 넣는 것이다.

어쩌면 노동력을 갈고 갈아도
이익을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이유로
기업 Valuation의 관점에서도,

시답지 않은 내 정의의 기준에서도
쿠팡이나 마켓 컬리,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엘리시움과 버려진 지구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1%가 사는 엘리시움과
버려진 지구에 사는 99%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아니 이미,
전 세계에서 싼 물건을 조달해서
온라인으로 파는 소수와
그것들을 실어 나르는 일벌들의
모습을 우리는 보고 있다.   
 
엘리시움과 버려진 지구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혁명 이후,

수백 년간 인류의 진보라는 것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인지. 


그래서 결론은,

마음을 비우던지,
독하게 돈을 모으던지.
 
 PS. 그 편의점에서 산 술로
 혼술을 하면서 쓰는 것이라,
 글이 emotional 할 것이라 짐작한다.
 그냥 기분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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