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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송이 Jun 12. 2021

회사가 망해서 와닿는 것들, 경쟁사를 분석하면서

학원 O2O 플랫폼, 공부선배

글 시작 전

일전에 학원 O2O 플랫폼 스타트업에서 근무를 하였다. 회사 문화는 자유로웠고 활발했으며, 앱 개발 역시 상대적으로 빠르게 불편한 부분을 개선할 정도로 속도도 빠르고 사용자 이용(UX) 역시 간편했다. 사용자 위치기반(GPS)으로 내 주변의 학원/교습소(과외나 시설물 없는 경우 제외)를 보여주는 그런 회사는 투자 유치에 실패하였고 나는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제 감정적인 얘기는 다 빼고 객관적으로 돌아보고자 한다. 우리의 경쟁사는 공부선배, 강남엄마, 학원의신 등 다양했다. 이 중 가장 큰 투자유치를 받아 실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공부선배'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경쟁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분석할지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경쟁사 소개부터 서비스나 실질적인 투자유치 실적, 그 이유 등을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해보고자 한다.


★ 분석방향성

'공부선배'의 서비스 방향과 전략이 어떠했는지, 이전 회사와 비교해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나았는지 등을 분석하고자 한다. 당시에는 서비스적 경쟁상대로만 봐왔기에 객관적으로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배울 회사로 인지하며 솔직하게 접근하고자 한다.


- 공부선배 소개

- 코로나19 사태 속 현황

- 공부선배 전략 (3가지)


공부선배 소개

2017년 3월 처음 론칭하여 학생과 학원들을 연결해주는 학원 O2O 서비스이다. 2021년 1월 110만명 정도의 회원수, 1월 6억원 첫 돌파하여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공부선배와 제휴한 파트너 학원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공부선배는 학원에게 학원 소개/수업 영상 등을 플랫폼에 올려 홍보 채널로 활용하게 하며, 신규원생이 공부선배 플랫폼을 통해 결제(등록)하게 된다면 수수료를 가져가는 수익 모델이다. 학생은 공부선배 플랫폼에 학생이 현재 성적, 성향 등 학습 데이터를 알려주면 공부선배의 상담사가 학생 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학원을 찾아 연결해 소개해주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현황

출처 ; 공부선배

코로나19 초기부터 학원집합 금지 여파로 인해 매출이 낮았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옮겨가려는 노력을 하면서 빠르게 성장하였다. 위의 그래프는 공부선배가 공개한 것이다. 2020년도에 꾸준히 성장하여 누적 학생 가입 수가 110만명대이다. 공부선배는 학원 비대면 상담 신청 건수가 지난해(2020년) 3월부터 약 2.5배 이상 올랐고 플랫폼을 통한 월 결제건수도 지난해(2020년) 1월에는 500건 내외였다면 최근 1월에는 2000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공부선배 전략

코로나19 속에서도 공부선배는 꾸준히 성장하면서 이번 6월에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나 역시 코로나 속에서 앱에 신규학원을 입점시키기 위해 다녔고, 우리 회사에서도 신규원생과 학부모에게 학원비 1만원 지원 이벤트도 하면서 유사한 일을 하였다. 그러나 공부선배와 우리는 서로 반대 지표를 향했다. 공부선배가 선택한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1️⃣ 영상제작 지원

우선 언론 기사에서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잦은 비대면 수업에 대한 영상 지원이다. 공부선배는 동네 보습학원을 대상으로 비대면 수업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설명회 영상 제작을 지원해주었다. 학원 집합금지명력으로 기존 수강생들의 비대면 수업은 진행할 수 있었지만, 신규 원생 유입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이에 공부선배는 플랫폼에 비대면 수업을 하도록 디지털팀을 파견하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학원 위주로 소개하는 전략을 펼쳤다.


학원 현장 수업 알 수 없는 답답함이 공부선배 플랫폼에서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 해소법이 됨으로써 많은 사용자들이 몰렸다. 이러한 결과 2020년 말부터 실적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학원 비대면 상담 신청건수와 신규 회원수가 2021년 새해부터 급증하여 현재 최고 매출에 이르렀다고 설명하였다.


⭐ 인사이트

공부선배가 코로나19 아래 사용한 영상지원과 앱 내 비대면 수업 학원을 우선 노출해주는 전략이 크게 와닿았다. 사실 이전 회사에서는 학원 O2O 서비스 후발주자로서, 교육청 DB에 보여지는 학원들의 폐원 여부를 직접적으로 조사하고 방문하는 과정에만 몰두했었다. 앱 내 노출되는 학원의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서 사진촬영(10-20컷)과 배너광고판을 무료로 지원해는 정도로 전략을 내세웠다. 이러한 과정에서 앱 내 시각적으로 화려한 학원 내부, 전경, 교재 등은 보여줄 수 있었어도, 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시장의 목소리는 막상 외면했던 것이다. 사내 영상촬영할 인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영상은 우리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설명회 정도만 진행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후발 주자여서 부족했다가 아니다. 후발주자였기에 더 전략적이고 치밀했어야 하는데, 서비스의 우수함을 알리고자하는 편협함때문에 시장 상황을 미쳐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장의 요구사항보다는 타사보다 지원해주고 제공해주는 곁다리에만 신경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2️⃣ '장성규' 광고 효과

2019년 공부선배는 인기 아나운서 장성규를 모델로 하여 10대를 공략하였다. 적절한 모델선정과 거대 자본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장성규는 유튜브 '워크맨' 이나 기타 예능프로그램으로 10대들에게는 익숙한 사람이다. 또한, 공부 잘한 아나운서라는 인식이 있기에, 학원, 학습지 관련 교육면에서 모델선정이 적절했다고 보인다. 현재 공부선배가 장성규를 모델로 한 이후, 매출과 사용자 수 증대 등 어떤 관련을 지은 수치적인 통계는 내놓지 않았다. 단지 연예인 모델을 두었을 때 아닐때의 인지도나 신뢰도 등의 차이가 크게 나며, 공부선배가 연예인을 이용할 정도의 자본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부선배 모델, 장성규


⭐ 인사이트

연예인을 고용할 정도 자본력이 있는 큰 회사가 공부선배라는 느낌..? 이전 회사의 서비스를 알기 위해 서울, 경기(부천, 안양, 수원 등) 지역으로 파견나갔다. 어플 이름을 알리고 사용자를 알리기 위해 여러 학원장과 미팅을 하고 설명을 하였다. 이미 공부선배가 선발주자로서 이름이 알려진 영향도 있었지만, 공부선배를 검색했을 때 대중적으로 알려진 연예인이 바로 나오면서 신뢰도와 인지도에서 위축든 적이 많았다. 검색량이 많고 소비자에게 탐색시간을 적게 소요되게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오늘에서야 깨닫는다.

물론, 연예인 모델을 고용하지 않는 당근마켓, 브랜디 등 기타 성공한 스타트업에 대해 반발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를 알리고 회사에 대한 신뢰에 있어서 어느정도 마케팅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것이 꼭 연예인이 아니어도 되니 많은 검색량으로 신뢰도를 줄 수 있는 거,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학원 원장이라도 내 학원 앞에 장성규가 그려진 간판을 세워놓는 것이 그냥 학원명만 있는 간판보다 더 매력적일 것이다.


3️⃣ 문화상품 이벤트

공부선배의 마케팅 전략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학원가면 공부선배가 문화상품권 쏜다' 이벤트이다. 신규원생이 공부선배를 통해 학원에 등록하면 첫달에 15만원 문화상품권을 준다는 것이다. 학원은 소비자가 쉽게 구매 결정을 하지 않는 고관여 시장이다. 단순 맛보기 강연이나 사진으로 보는데 내 아이를 믿고 맡기는데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부선배가 내건 이벤트는 공부선배와 파트너십을 맡은 학원에게 신규 원생을 보내줄 때 수수료를 받고, 공부선배는 그 신규원생에게 문화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방식이다.

공부선배를 통해 신규원생 등록하면 주는 이벤트


⭐ 인사이트

이전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선배 문화상품권 마케팅 전략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들었다. 쉽게 풀면, 회사가 신규원생을 학원에 꽂아줄 때 회사는 원장한테 수수료를 받고, 학원은 학생한테 돈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돈주고 학생을 사는 방식이기도 한 마케팅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방법은 많이 부정의하다고 보는데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서는 좋은 것 같다.

회사는 플랫폼을 통해서 수익을 얻어야 한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해주는 순방향 소통에서 그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 방식에서 학원에서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신규원생을 보내주는 것이고 공부선생은 학생에게 문화상품권이라는 상품을 주어 후킹한 것이다. 이전 회사는 학원을 무료로 홍보해주는 채널이라고 학원 원장들을 유혹했지만, 학원 원장은 절레절레하였다. 앞서 말했지만, 정말 내 타겟이 원하는 니즈를 발견해주고 충족해주는 것, 그것을 못해서 회사가 망한 것이다. 무료고 공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신규원생을 보내서 학원 원장이 홍보가 적절하다고 느끼는 것 그것이 진짜 중요했던 것이다.



글 마감하면서

사실 글을 좀 더 빨리 써야했었다. 회사에서 통보를 받고 한두달은 사실 어안이 벙벙했다. 40여명 되는 사람들이 나가야했고 그 안에 내가 있는게 말도 안됐다. 그래서 경쟁사고 뭐고 회사 존재 자체를 고민하지 않았고 회고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타사와 비교하고 분석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비교를 하고 인정을 하게 되었다. '우리 서비스만이 최고였고 잘 싸웠지만 졌다' 라는 생각에서 탈피해서 말이다.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며 서비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어야 하고 시장을 잘 파악해야 했다. 부족한 거 투성이었던 내 첫 직장생활이었지만, 남들이 경험해보지 않는 경험을 통해 더 커질 수 있었다.



<참고자료>
더스탁(The Stock)(http://www.the-stock.kr)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02/140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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