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일기 4] 지난 3개월 동안 50번 이상의 광고주 미팅
왜 지난 3개월 동안 나는 포스팅을 못하였는가.
정말 바빴다. 말도 안되게 많은 브랜드들이 틱톡을 궁금해했다.
매주 10회 이상 광고주 미팅을 하면서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50번 이상의 광고주 미팅을 통해 내가 느끼는 바가 몇 가지가 있다. 오늘은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반복되는 대면 미팅과 줌미팅을 통해 바라본 광고 집행자의 관점이자 인간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
거절
유형1) 모르는데, 안하신다는 분
유형2) 조금 아는데, 내가 알아봤는데 틱톡과 결이 다르다며 거절하시는 분
승낙
유형3) 모르지만 그래도 믿고 하신다는 분
유형4) 이미 많이 아시고, 통찰력도 있고 지난 분석을 통해 바로 결정한다는 분
크게는 광고를 안하시는 분(거절)들과 광고 진행을 하시는 분(승낙)으로 나뉜다. 광고를 안하신다고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광고를 진행한다고 해서 더 긍정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의사결정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는 잘 모르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속아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 나라면, 그들의 의사결정을 나는 속아주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하나씩 뜯어보기로 하자.
거절 - 유형1과 유형2
유형1,2 행동 패턴은 비슷하다.
틱톡 광고를 문의차 연락오셔서 '단가'를 제일 먼저 궁금해하신다. 물론 이해한다. 타mcn이나 대행사들과 비교해서 가장 저렴한 곳, 가장 가성비 좋은 곳을 찾으려는 심리니깐. 나는 어깨를 당당하게 펼 정도로 세상에 없는 가격을 가진 아이기스랩 단가를 공유드린다. 그들은 틱톡이 궁금한게 아니라, 위에서 지시한대로, 틱톡이 대세라고 하니깐, 서치하라니깐 서치한 가격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해보이는 듯했다.
여기서 유형1과 2가 다른점은 틱톡에 대한 지식 차이이다.
1은 틱톡을 아예 모르고 2는 틱톡을 조금 아는 상태다. 그래서 2는 여기서 본인이 알고 있는 틱톡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리고 타mcn과 대행사와 비교하며 뭐는 이렇고 저렇고를 말한다. 궁금한 점은 설명드리려 하지만, 그분이 아시거나 조사하는 점을 중점적으로 들으려하지 않는다. 비난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고자 크게 노력하지 않게 된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나도 이런 패턴을 보일 때가 종종 있다. 크로스핏을 할지 PT를 할지 고민하면서 문의할 때, 이사가려고 이집 저집을 발품 팔면서 비교할 때 말이다. 크로스핏과 PT 가격을 저울질하면서 비싸다, 싸다 먼저 보고 발품을 팔러 돌아다니면서 '이 부동산은 저랬고, 저 부동산은 저랬는데 별로네요'하면서 내가 가진 정보가 전부인 냥 하였다.
되돌아보면, 상대방 입장에서 얼마나 코웃음이 났을까싶다. 모르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고 속고는 싶지 않은 티가 다 났으니. 수단과 방법을 다해 몸부림친 게 아니라, 현재 상태에서 관성대로 현상 유지만 한게 아닌가 싶다. 마찬가지로, 틱톡 광고 미팅을 하면서 상대 광고주들을 보면서, 그들과 내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겉에 보이는 가격만을 보며 실제 틱톡 광고가 어떻게 집행되는지, 어떻게 효과가 나는지,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등을 고민하지 않는 태도와 아는 건 적은데 전체를 안다고 생각해서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 등이 그것이다.
승낙 - 유형3과 유형4
유형3,4 과감하고 도전적인 태도는 비슷하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고, 꿈도 많고 상상력도 좋다. 요청하는 것도 많고 물어보는 것도 다양하다.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상대방쪽에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호기심을 갖고 다가오니 없는 자료도 만들어서 보내주고 있는 자료에 더 부가 설명까지 해서 내어주게 되더라. 살짝은 부담스럽지만 나를 움직이게 한다. 모르는 걸 알도록 찾게 하고, 그동안 미뤄왔던 자료들을 정리하게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광고집행하면서 유형3과 4는 상당히 많은 태도를 보인다.
유형3은 광고 집행하면서 집요해지고 처음에 보여줬던 자율성을 감추고 통제하고자 한다. 반대로 유형4는 흔히 MZ갬성을 이해하고자 한다. 말도 안되는 듯이 보이는 틱톡커들의 영상에 웃음짓고 그들의 자유분방함과 이색적인 컨셉을 납득한다(납득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수도...)
예를 들어, 틱톡커들이 영상 초안을 보낼 때 유형3은 본인들의 관점에서 컨셉과 컷에 대한 지적을 하여 수정을 요청하는데 (사실은 틱톡에서는 뭐가 터질지 몰라 허용되는 부분이라고 느끼지만 말이다..) 유형4는 그저 감탄하고 칭찬을 해서 추가 영상을 보내게 하고 또 다른 제안을 하게끔 만든다.
나는 보통 무엇이든, 시작하는데 있어 주저하지는 않는다. 처음이니깐 이것저것 찾아보고 궁금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작하고나서는 즐기지 못하고 시작할 때 들인 비용과 시간 대비해서 어떤 결과를 뽑으려고 하는 욕심도 크다. 그래서 수십 건의 미팅을 하면서도 그들의 태도와 결정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가까이서 보면 단순한 틱톡 광고 미팅인데, 멀리서보면 한 인간이 내리는 의사결정과 태도로 비춰졌다.
3개월 동안 많은 대표님들, 마케팅 리드님, 실장님, 이사님들을 만나 뵈었다. 만날 수 없는 분들을 만나고 다양한 브랜드 광고들을 집행하면서 내가 배우는 건 광고집행 능력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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