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여유로워질 수 있을까?

모리셔스에서 여유를 배워보자

by 정의시선 jungsee
모리셔스의 아침,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이른 아침부터 일어난 우리 부부는 선라이즈 애티튜드 리조트의 모습이 궁금해서 산책을 나왔다. 전날 밤은 이미 해가 다 진 뒤에 도착해서 리조트 구경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조식을 먹기 전 일단 리조트를 구경하기로 했다.


선라이즈 애티튜드는 자연 친화를 강조한 리조트이다. 그래서 각 방 식수를 제공할 땐 페트병이 아니라 유리병을 주고 레스토랑 옆 식수대에서 물을 떠갈 수 있게 했다. 각 빌라는 나무 사이에 가려져 있어서 자연스럽게 프라이버시가 지켜지게 했고 아침엔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리조트도 다녀와 본 후 생각해 보니 유독 초록초록한 색깔이 많이 느껴졌던 리조트였다.


아침부터 시작된 사진 작품 활동,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이런 자연 친화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곳이 리조트 내 레스토랑('Kot Nou')이라 생각한다. 이 레스토랑은 내/외부의 구분 없이 자연스럽게 자연과 연결된다. 그래서 작은 새들이 손님의 음료를 훔쳐 마시기도 하고 과일을 탐내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 놀라운 점은 리조트 내 투숙객들은 이런 새들을 귀찮아하거나 짜증내기는커녕 귀여운 동물을 위해 작은 빵조각을 던져준다.


오렌지 주스를 훔쳐마시는 작은 새들,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우리 옆 테이블 커플은 오렌지 주스를 받아서 자리를 잡아두고, 음식을 받으러 자리를 비웠는데 그때 마침 새들이 날아와서 이 커플의 오렌지 주스를 훔쳐마셨다. 이 작은 동물들의 발칙한 행동을 보고 놀란 리브와 나는 새를 계속 쫓았는데 금방 다시 돌아와 당당히 주스를 마시는 게 반복됐다. 결국 우리는 사진을 찍어둔 뒤 오렌지 주스의 주인이 자리에 돌아왔을 때, 주스를 마시지 말라고 주의하며 사진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 커플은 그저 웃기만 하면서 괜찮다고 주스를 들이마셨다. 리브와 나는 절대로 저렇게 행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직 우리 부부는 자연 친화적이지 못하나 보다.



특히 리브는 이 작은 새를 너무 무서워했다. 모리셔스에 있는 동안 사파리도 가고 사자와 산책도 해야 하는데 고작 작은 새에 겁을 먹는 리브를 보며 남은 여행이 걱정됐다.


새가 무서운 리브,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여유로운 사람들,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조식을 먹고 우리는 남은 오전 시간을 수영장에서 보내기로 했다. 레스토랑에서도 보이는 수영장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나와서 선베드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햇빛은 따뜻하고 그 아래에서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거나 책을 가지고 나와서 읽는 사람들을 보니까 너무 멋져 보였다.


여행을 가면 리조트나 호텔에서 작은 칫솔모를 가진 칫솔을 나눠준다. 이 칫솔로 이를 닦으려면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야만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칫솔을 쓰는 날에는 유독 부지런히 움직인다. 이 날도 우리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리조트 구경을 하고 조식을 먹었다. 여행지에서 조금의 손실도 보기 싫어하는 한국인의 특징이려나?


그런데 리조트에 있는 다른 나라 투숙객들은 저렇게 여유롭게 선베드에 누워서 책을 읽는다. 그 모습이 좋아 보여서 우리도 선베드 하나를 잡고 햇빛을 내리쬐면서 여유를 즐겨보기로 했다.


수영장도 파랗고 하늘도 푸르다,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일단 리브는 수영복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갔다. 나는 그동안 선베드에 누워서 사진을 찍었다. 여유를 즐겨보기로 했지만 멋진 풍경들이 보여서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그러다 보니 수영장 옆에 붙어 있는 작은 바(Bar 'Papaya')가 보였다.


그래! 모히또에서 모리셔스 한잔이다.



나는 홀린 듯 모히또 한 잔을 시켰고, 이 나라에 정착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사실 모히또의 맛은 잘 기억이 안 난다. 나도 이 여유 속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너무 들뜰 뿐이었다.


원 모히또 플리즈,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수영장 속 사람들이 좀 이상하다,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리브를 좀 더 기다리면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좀 이상했다. 뭔가 수영하기를 꺼려하는 느낌이다. 곧이어 수영복을 갈아입고 온 리브와 수영장에 발을 담가 보고, 사람들이 왜 수영장에 들어왔다가 금방 다시 나갔는지 이해가 됐다.


남반구인 모리셔스는 7월엔 겨울이다. 그리고 이 리조트는 자연 친화적인 곳이었기 때문에 수영장 물을 따뜻하게 데우지 않는다. 그래서 수영장 물은 유독 차갑게 느껴졌다.


일단 발이라도 담가보자,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아무리 그래도 수영장에 몸은 담가봐야 하지 않을까? 물에 나와 있으면 햇빛은 또 따뜻하기 때문에 너무 못 견딜 거 같으면 물 밖으로 나오면 됐다. 꾹 참고 물속으로 들어가 목까지 깊게 들어가 보니 참을 만했다. 겨울이라고 해도 우리에겐 봄가을 날씨기 때문에 힘들지 않게 온도에 적응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당당히 수영장을 점령하고 수영을 즐겼다.


음... 우리의 수영하는 모습을 다시 보니 독자들에게 보여줄 만큼 아름답진 않다. 하지만 장난스럽게 수영하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 즐거워 보였다. 신혼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온 후 몇 달의 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인데, 우리 부부는 아침 새벽 수영을 등록해서 다니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가 평생을 함께 할 운동으로 수영을 정했다.


꾸준히 수영을 하다, 다시 모리셔스에 가게 되면 정말 새로운 기분이 들 거 같다.




또 가고 싶다 모리셔스, Mauritius, 19th Jul, 2023 @on.time_jungsee



이번 장에선 모리셔스에서 맞이한 첫째 날 오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다음 장엔 이날 오후에 갔던 모리셔스의 수도, 포트루이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포트루이스는 모리셔스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인데 그럼에도 우리의 주일이나 빨간 휴일보단 여유가 넘친다.


앞으로 이런 여유롭고 평안한 모리셔스의 이야기를 기대 바란다.




인터뷰: 모리셔스의 첫째 날 아침 리브는 어떤 감정이였어?


설레임이 컸어.

그 설레임은 신혼여행의 감정보단, 로컬에서의 느낌과 경험에서 나온 설레임이였던거 같아.

선라이즈 애티튜드 리조트가 한국엔 잘 알려지지 않은 리조트잖아?

가성비가 좋고 MZ들이 가는 리조트로 보였어. 그래서 괜히 그들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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