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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흔 Aug 05. 2022

명예퇴직

퇴직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저는 2017년 2학기를 끝으로 정년을 4년 남기고 명예퇴직을 하였습니다. 원래는 정년까지 꽉 채우는 교직생활을 하려고 했다가 남편의 조언으로 명예퇴직을 신청하게 된 것이죠.


"여보, 생각해 봤는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60이 넘어서까지 교단에 서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젊은 선생님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당신도 이제 그만 명예퇴직하자."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한 말입니다. 물론 저는 아이들과 함께 더 지내고 싶었지만, 남편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남편 말도 맞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 저부터가 한참 혈기 왕성한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려니까 체력적으로도 힘이 벅찬 것은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러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사립학교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한번 임용되면 정년까지 계속 근무하는 까닭에 자연히 교사들의 평균 연령이 높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노년에 접어든 교사가 퇴직할 때까지는 젊은 교사가 채용될 수 없었고, 점점 학생 수는 줄어가는데 교사는 그대로 있으면, 학생은 젊은 교사에게 가르침을 받을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퇴직으로 이런 정체를 빚고 있는 교사 순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저 같은 명예퇴직자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학생의 입장에서 더 새로운 교육환경을 맞이할 기회가 생기는 셈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명예퇴직 신청을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새로운 인생에 대한 생각지도 않았던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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