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행

by 최정식

2017년 9월 17일에 혼자 한국에 들어와 어머니를 고향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옮겨드렸다. 20일 가까이 식사를 전혀 못하시고 암의 고통에 버거워하시는 어머니를 뒤로 한 채 인도로 다시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12월 방학에 온 가족이 들어오기로 했으니 조금만 견디시라고 말씀드리기가 죄송할 정도로 어머니의 모습은 안쓰러웠다. 결국 10월에 근무하던 인도 학교에 쉬는 날들이 많은 터라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어머니와 함께 보내고자 9월 30일 가족들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나는 인도 연휴에 맞춰 10월 15일 즈음 따로 들어오기로 했었다. 그러나 어머니를 고향에 두고 떠나는 날에는 한 주를 당겨서 10월 8일에 들어오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9월 22일 금요일 인도로 떠나는 아침에는 또다시 마음이 바뀌어 가족들과 함께 9월 30일에 들어오기로 하고 항공권을 끊었다. 이제 어머니께 10일만 더 견디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10일도 견디기 힘드셨다. 내 마음은 그 해 추석이 모든 자손들이 모여 어머니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좋은 기회다 싶었는데 이제는 어머니께서 계시지 않은 첫 번째 추석이 되었다. 9월 26일 화요일 새벽 1시 즈음 한국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양병원 의사가 형제들을 모두 불렀다. 부천에 있던 누나는 서두르면서도 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머니께서 위독하시다 했다. 우리 가족을 빼고 모두들 병원에 모였을 때 나는 영상통화로라도 어머니를 뵙고자 전화를 했고 어머니는 거친 숨을 몰아 쉬고 계셨다. 그런 어머니 모습에 아내는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엄마! 조금만 견디세요. 우리가 곧 갈게요!"


전화를 끊고 나는 당일 밤에 있는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곧바로 날짜를 변경해서 끊었다. 그 사이 어머니는 소천하실까 봐 두려웠다. 나는 기도했다.


"하나님, 어머니께서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 조금만 더 견디게 해 주세요."


어머니께서는 천국에 가셔서 우리를 보실 수 있겠지만 나와 우리 가족들이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어머니를 볼 수 없으니 그 마지막 만남을 구하는 간절한 기도였다. 27일 수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차로 7시간을 달려 인도 트리치(Trichy) 공항에 도착했다. 7시간의 거리는 며칠 전에 이용할 때보다 훨씬 더 길게 느껴졌다. 밤새 4시간을 날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하고 와이파이가 연결되자 그 사이 보낸 메시지들이 떴다. 큰 형이 보낸 메시지다.


"엄마가 너 더 이상 못 기다릴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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