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센티지의 올무에서 벗어나라

by 최정식


선교 상황이나 선교의 필요성을 언급할 때 흔히들 몇 퍼센트가 크리스천인가를 논하곤 한다. 한국 교회의 상황을 논할 때도 퍼센트가 언급된다. 이러한 접근이 통계에 기반을 둔 꽤 사회학적 접근처럼 다가오지만 실제로는 교회와 선교의 본질을 오도하기도 한다.


교회는 이 땅에서 사랑과 공의로 세상을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의 정부 같은 역할을 한다. 정부가 크면 더 많은 일들을 힘 있게 추진하겠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정부는 그 크기로 평가받기보다는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느냐로 평가받는 것이다. 지금 세상이 교회에 던지는 비판은 그것이다. 사람도 많고 돈도 많아졌는데 과연 소금과 빛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느냐라는 비판이다. 정부는 정부 자체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 가지로 교회의 기능 중에 통치 기관으로서의 기능은 교회 자체가 아니라 세상을 지향해야 한다. 세상이 부패하지 않도록 그리고 세상이 어둠 속에 들어가지 않도록 그 존재와 기능으로 영향력을 미치며 통치해야 한다. 그 방법은 이미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보이셨으니 바로 세상을 섬기며 자기 생명을 내어 주는 것이다.


선교는 교회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때론 소금으로 스며들고, 때론 빛을 비춰 어둠을 물러나게 하는 일이다. 사랑으로 사람들을 살리고 공의로 불의를 드러나게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크리스천의 수가 소수라는 것으로 이러한 본질적 사명에 대하여 변명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나 예수님께서 땅의 소금과 세상의 빛으로 우리 정체성을 규정하실 때 이미 우리가 소수라는 것을 전제하신 것이다.


인도인 목회자와 대화를 나누며 교회와 선교를 평가하는 올바른 방법 중 하나에 대하여 들었다. 그는 한 출판사의 의뢰로 인도라는 나라에 많은 공헌을 한 스무 명의 크리스천에 대하여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쓰일 책을 현 인도 정부의 수상인 나렌드라 모디에게 보낼 계획이란다. 인도 크리스천들이 얼마나 인도라는 나라를 사랑하고 사회 자체에 많은 공헌을 하는가를 보여주고 싶단다.


한국 교회에도 절실히 필요한 평가 방법이다. 예배당의 크기나 성도의 수 혹은 교회 재정으로 세상에 세를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교회 유불리를 따져가며 정치적 목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를 많이 둔 이익단체처럼 우리 스스로를 세속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수나 세력을 힘으로 삼아 자랑하는 종교가 아니다. 우리는 소금과 빛처럼 적은 퍼센트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 방식과 영향력으로 정체성을 삼는 종교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수와 퍼센티지의 올무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본연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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