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20~30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조용한 그만두기(Quiet Quitting)' 트렌드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직장 내 업무 성과에 연연하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적당히 해야 할 일만 하며 개인적인 생활에 더 집중하자는 문화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조용한 그만두기', '조용한 퇴직' 등으로 불리는 이 신조어는 지난 7월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자이들 플린(zaidleppelin)이라는 사용자가 올린 영상을 시작으로 유행처럼 번졌다. 미국의 20대 엔지니어인 그는 영상에서 "직장에서 업무적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주어진 일 외에는 절대로 하지 않는 조용한 그만두기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며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직장에서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출근은 하되, 애쓰지 않기로 했다"…'조용한 퇴직'을 아시나요 중 발췌. 머니투데이. 2022.9.12
요즘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주제, '조용한 퇴직(Quiet quitting)'이다. 회사는 다니지만 필요 이상의 노력은 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들이다.
내가 왜 업무시간 이외에도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읽어야 하지?
회의 시간에 아이디어를 내면 왜 내 일이 되는 거지?
내 업무도 힘들어 죽겠는데 TF는 왜 만들어서 발령을 내지?
일을 많이 해도 승진이나 보상이 따라오지 않는데 열심히 할 필요가 있나?
열심히 일했던 선배들의 지금 모습이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아
회사 속 인간관계, 이직하면 다 없어지는 것 아닌가? 굳이 내가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회사와 일이 삶의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성취감, 승진, 보상, 인간관계 등 희로애락이 일터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취미, 식도락, 여행, 콘텐츠, 운동... 일터 바깥에 즐거운 것들이 훨씬 많다.
처음부터 '조용한 퇴직'을 마음먹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회사가 인정해주지 않았던 경험, 원치 않는 업무나 조직 이동, 무리한 업무에 따른 건강악화와 번아웃, 사내 인간관계로 인한 현타... 이런 것들이 누적되며 '잠재적 조용한 퇴직자'가 되었을 것이다.
'조용한 퇴직'은
회사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대처방식을
함축한 표현이지 않을까?
그래서 전 세계인에게 많은 공감을 받은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조용한 퇴직' 논란을 바라보며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한 일종의 생존 방식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주어진 일만 영혼 없이 하는 것도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깨어있는 시간 중 반 이상이 회사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 많은 시간을 월급만을 위해 투입한다고 생각하면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
성공, 자아실현, 커리어와 같은 뜬구름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회사에서도 작지만 소중한 성취, 즐거움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으면 회사는 그저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