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공감만 먹튀하지 말자구
최근 '게으른 완벽주의자' 라는 표현이 핫하다. 일을 하기 위해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를 찾거나, 제대로 할 수 없으면 하지 않으려는 성향이라고 한다. 나도 처음에는 같이 사는 누군가(?)를 생각하며 공감했다.
자신이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니 회자됐을 터. 일종의 문화 코드로 즐기는 것은 환영이다. 재미있으니까. 그런데 생각해볼 점이 있다.
오은영 박사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정의하기도 했지만, 이를 해결할 방법도 같이 제시한다. 완벽의 기준을 낮추고, 데드라인이 아니라 라이프라인을 기준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다고...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110514 결국 이것은 극복해야 할 성향으로 본다. 벼락치기형 인간에게 위로와 솔루션을 함께 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위로와 공감만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내가 그냥 게으른 것을
있어 보이게 포장해주니 좋았던 것 아닐까?
여느 때처럼 써야 할 레포트를 미루고 있는데, 친구가 물어본다.
나 : 휴... 레포트 언제 시작하지?
친구 : 야, 그거 다음 주 아님? 며칠 안 남았는데?
나 : 알잖아. 나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거...
당신이 친구라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할까? 일을 미루면서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라서 그래~"라고 할 수 있어 편하다. 그런데 이 말이 생긴 이전과 이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얻은 것은 자기합리화 수단뿐이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명품과 사치품은 같은 것을 지칭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사치품이 주된 언어가 되었다면 지금처럼 명품 열풍이 불었을까?
'게으른 완벽주의자'에 숨어 살지 말자. 극복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개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