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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Oct 06. 2022

기획자도 개발을 배워야 하나요?

나도 소싯적 해봤던 일

기획자가 개발을 배워야 할까? 주니어 기획자들이 개발에 기웃거리는 이유부터 생각해보자.


신입 기획자 홍 주임은 선배 기획자와 함께 6개월 동안 2개 과제에 참여했다. 이후, 처음으로 단독 과제를 맡게 되었다. 작은 개선이었지만 열심히 준비했고, 개발자 앞에서 기획 리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거 다른 팀에 디펜던시 있어서 바로 진행 못해요."
"이 케이스에서 에러 나면 레이어에다 뿌릴까요 시스템 얼럿으로 처리할까요?"
"어드민에 리사이징 기능이 없어서 이미지 첨부할 때 용량 제한 필요해요. 확장자도 정의해주세요."
"지금 이 앱 페이지는 스킴이 없어서 딥링크 안돼요."
"위치 권한 못 받으면 어떻게 처리해야 해요?"
"api 응답에 OO항목이 없어요. 이건 OO팀에 확인해주세요."
"불러올 것이 너무 많아서 성능에 문제가 있어요."
"여긴 cdn 타는 거라, 업데이트해도 바로 반영 안 될 수 있어요."


질문을 받으며 정신이 아득해진다. 답변은 나중 문제이고, 질문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낯선 개발 용어를 계속 접하다보면, 생각은 자연스럽게 '개발을 배워야 하나?'로 흘러간다. 개발자들이 우리에게 하는 말을 알아듣기 위해 개발을 배운다? 


내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획자가 개발 배우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1. 개발의 범위는 지나치게 넓다.


백엔드 개발에서 쓰는 언어는 대부분 JAVA라지만, 뭐가 참 많다. API, 서버, 어드민, DB... 게다가 개발자도 주로 일했던 도메인이나 전문 분야가 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백엔드 개발자와 협업할 일이 많지만, 하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기술은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공부도 게을리할 수 없다.



2. 고작 몇 달 공부로 동료 개발자 수준이 될 수 없다.


훈련과 실전은 다르다. 개발자들은 실전에서 싸워온 사람들이다. 게다가 컴퓨터공학 학위는 그냥 받은 것이 아니다. 학부에서부터 다양한 과제, 팀 프로젝트로 훈련받았다. 취업을 준비하며 공부한 경력도 있다. 비전공자가 개발을 배워서 소스코드를 보고 이해하는 정도라면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3. 알아야 할 것은 코드가 아니라 얼개다.


가상 사례에서 개발자들 질문 예시를 보면, 프로그래밍 언어나 코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어려운 것은 용어와 흐름이다. 검색해보고 물어보면서 조바심 내지 않고 차근차근 알아가다 보면, 충분히 익숙해질 수 있다. 굴러가는 방식(?)을 이해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온라인 강의 3개월 코스로 개발 배워온 기획자가, 자기가 만든 코드를 보고 알은체하고 왈가왈부 한다면 얼마나 어이없을까? 우스워 보일 것이다. '그럼 직접 해보시지 그래요?ㅋ'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개발을 배울 것이 아니라 물어보면 된다. "죄송하지만 그 부분 이해가 안 돼서요. 쉽게 설명해주시면 안 될까요?" 정도의 예의 바른 태도로 물어본다면, 대답 안 해주는 개발자는 없을 것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도서나, 외부 강의/스터디/멘토링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개발 공부가 아니라, 배우려는 태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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