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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Nov 02. 2022

덮어놓고 떠나자

여행이 내 삶에 꼭 필요한 이유

'여행'. 언제나 가슴 설레는 단어다. 


재미있는 것은 모든 여행 과정이 즐겁지는 않다는 것이다. 시간을 내는 것부터 쉽지 않다. 이동 수단과 숙소를 미리 예약해야 하고, 동선을 계획하고 준비물을 챙겨야 한다. 여행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극복해야 한다. 다녀오면 뒷정리에 쌓인 빨래도 해야 한다. 곧 해야 할 출근도, 쌓여있을 일들도 걱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행을 기대한다.
그리고 떠나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상에서 물리적으로 멀어질 필요가 있다.


나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을 여행에서 가장 좋아한다. 사실 비행기를 탄다고 내가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멀어짐과 동시에 정신적인 자유로움을 느낀다. 생각보다 사람은 단순하다. 대충 덮어버리고 도망가는 쾌감(?)도 괜찮다. '멀어지기' 위해 여행은 꽤 좋은 솔루션이다.



건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여행은 나에게 스트레스 덩어리이다. 가보지 않았던 공간,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로 가득하다. 불쾌했든 황홀했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 자극들이 조합되어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험이 찐이다. 가끔은 불편한 환경에 스스로를 던져놓을(?)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말, 경남 통영에 살고 있는 아내의 친구 집에 다녀왔다. 토요일 오후에 출발해서, 일요일 밤에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불편하고 피곤할 이 일정을 거절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아주 흔쾌히 다녀올 수 있었다. 나는 왜 달라졌을까? 


돌이켜 보면 '진짜 즐거움'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될 때가 아니라, 우발적인 상황 속에 많았다. 패키지 여행과 자유 여행, 어떤 것이 기억에 남던가? 편하게 사 먹는 밥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내가 해 먹는 음식도 그렇다. 나 같은 안정주의자 일수록, 가끔은 의식적으로 자신을 불안정한 상황에 던져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하나 뿐인 인생, 더 많은 추억으로 즐겁게 살 수 있을 테니까. 지금의 나는 이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평소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함께 복작대는 경험이 이제는 즐겁다. 그리고 소중하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도구다. 



어디든 언제든 덮어놓고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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