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일어나자마자 물과 함께 영양제를 먹는다.
다이어트 이후 영양제를 챙겨 먹기 시작했다. 영양제는 유튜브를 보고 공부했다. 오마비디유씨(오메가3, 마그네슘, 비타민B, 비타민D, 유산균, 비타민C)에다가 마늘 추출물, 바나바잎 추출물을 추가로 먹는다. 수용성은 식전에, 지용성은 식후에 챙겨 먹는다.
네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내린다. 룽고로 먹는다.
커피를 들고 소파에 앉아 아이가 등교하기 전까지 책을 읽는다. 아이의 등교 준비로 시끄러워 집중이 쉽진 않다.
8:20 아이는 일찍도 등교한다. 학교에 가면 재미있다고 한다. 아직 2학년이라서 교과가 빡빡하지 않아 그런가... 아이가 등교하고 아내가 나가고 나면, 나는 이 고요한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회사는 자율근무제이지만 10시 출근 7시 퇴근이 보통이다. 9시부터 10시까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참 소중한 시간이다. 너무 금방 지나간다. 글을 쓰면 딱 좋을 시간이지만 놀고 싶다. 놀고 싶은 나이다.
나는 서비스 기획자다. 읽고 회의하고 요청하고 작업하고 여느 직장인들과 비슷한 일상이다. 재택근무를 하면 의외로 더 오래 앉아있는 느낌이다. 회사에 있으면 동료들과 가끔 잡담도 하고 업무 이야기도 하고 짧게 쉴 일이 많았다. 집에서 일을 하니 정말 일만 하고 있어서 삭막하다. 그래도 왕복 4시간 출퇴근보다는 낫겠지 생각한다.
오후
점심은 보통 혼자 먹는다. 그간 배달을 애용했지만, 배달비도 많이 오르고 1인분 판매하는 곳도 적어서 선택지가 좁다. 그래도 꾸역꾸역 시켜먹는다. 귀찮기는 하지만, 소중한 점심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더 싫어서다.
오후 근무를 하고 있으면 아내와 딸이 온다. 아내와 딸도 학원 일정으로 바쁘다. 각자 할 일을 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다.
저녁
지금은 간헐적 단식만 유지하고 있다. 다이어트 때에는 저녁을 먹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침을 먹지 않는다. 주 2회는 헬스, 러닝 같은 고강도의 운동을 한다. 이 때는 공복으로 운동에 나선다. 운동을 마치고 냉동 도시락과 두유를 먹는다. 운동을 하지 않는 날은 가족과 같이 저녁을 먹는다. 저녁이 과하다 싶으면 30~1시간 정도 공원을 걷다 온다. 금방 9~10시이다. 자기 전에 책을 읽고 있으면 아이도 같이 책을 읽으러 온다. 요즘엔 11~12시 사이에 자려고 노력한다.
생각하고 루틴을 계획하지는 않았다. 지금 이 패턴은 1년 정도 된 것 같다. 글로 써보니 노잼이다. 현실은 더 노잼이다.
나는 예전부터 일상이 건조했다. 내가 건조한 사람인지, 건조한 일상을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시간이 되면 학교나 회사에 가고, 일정이 없으면 혼자 있었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니 사람을 만나러 다니지도, 여행을 다니지도 않았다.
결혼 이후엔 조금 달라졌다. 활발한 아내와 살면서 많이 따라다녔다. 자유 여행의 재미도 느꼈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즐거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맛있는 것을 함께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노잼 라이프가 탄탄해서 일까? 나는 의외로 괜찮은 남편이었다. 아침마다 군소리 없이 회사에 간다. 주는 대로 먹는다. 약속이 없다. 집에 빨리 들어온다. 그렇게 가정적인 남편이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