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9일 아침 8시,
우리 세 가족은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유료 MBTI 검사에서 T성향 100%였던 나는 감수성이 거의 없지만, 이 날만은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평생 나가서 살 것도 아니고, 나는 3개월 뒤에는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었는데도 말이다. 두려움과 기대가 엉켜있는 느낌이랄까?
미국 여행 이후, 3년 반 만에 온 공항이었다. 인천공항 1 터미널은 붐비지도 않았지만, 한산하지도 않았다. 각국의 여행 제한이 점점 풀리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내 목적지인 싱가포르도 9월부터 코로나 관련 조치가 모두 해제됐다. 아내와 나는 백신 접종도 예전에 모두 마친 터라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다.
어마어마한 짐들은 카트 하나로 부족했다. 그래도 미리 무게 분배를 해온 터라 체크인에는 문제가 없었다. 위탁 수하물 추가결제를 창구에서 확인하지 못해 잠깐 실랑이가 있었지만, 잘 해결됐다. 항공편 도착 일정을 변경할 일이 생길 것 같아, 좀 비싸도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했는데 이런 상황에 좋았다.
공항까지 배웅해 주신 부모님과 헤어지고, 탑승 수속을 마쳤다. 게이트 인근의 식당에서 간식을 먹었더니 어느새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니 설렜다.
싱가포르는 처음이다.
그런데 그곳에 살아야 한다.
아내와 나는 새삼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앞으로 펼쳐질 다양한 사건사고(?)가 걱정되었지만, 어쨌든 신나는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다.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싱가포르 조기유학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