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과 성장은 언제나 옳다.
강의도 하고 브런치도 하다 보니, 가끔 재미있는 제안이 들어온다. 이번에 참여하게 된 프로그램은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양한 과정이 있었지만, 내가 주로 참여하는 것은 멘토링이었다. 서비스기획자를 지망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거나, 프로젝트 내용에 대해 코멘트를 주는 코너였다. 바빴지만 참여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제안을 수락한 뒤, 일정이 다가오니 걱정도 되고 긴장되기도 했다. 20여 명의 취준생을 만나게 될 텐데, '내가 과연 이분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나는 항상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
멘토링 하루 전, 주제와 사전 질문 리스트를 받았다. 읽어보는 순간 멘붕이 왔다. 내가 예상했던 취준생 수준보다 아주 많이 상회하는 질문들이었던 것이다. '요즘 취준생들은 대단하구나... 나는 운이 참 좋았다.' 생각했다.
이들의 답답함에 공감했다. 어디에 물어보기도 어려운 질문들이었다. 종종 글로 썼지만, 2010년 전후 스마트폰 혁명 이후 2세대 서비스 기획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은 직무인 데다, 회사나 도메인별로도 워낙 다양하게 일하는지라,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사람이 부족하다. 나는 퇴근하자마자 이 질문들과 씨름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답변을 준비해 가며, 나는 이 제안을 수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고,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 이것은 내게 더 도움 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모든 질의응답을 소개하긴 어렵지만, 앞의 몇 가지만 소개해본다.
PM은 정량적 데이터를 어디까지 분석하며 정성적 데이터와 정량적 데이터의 비율을 어디까지 맞춰야 할까요 만약 어느 한쪽이 부족하다면 그 능력을 키우는데 실생활에서 도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앞으로 '케바케'라는 말을 계속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정량적인 데이터는 웹로그, 매출실적 등이고, 정성적인 데이터는 설문, UT, 컨설팅, 주관 등이 있습니다. 사업기획도 일부 참여해야 한다면 통계청, 모바일인덱스, 와이즈앱 등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정량 데이터가 잘 갖춰진 회사라면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으나, 그런 회사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만약 잘 갖춰져 있는 환경이라고 하더라도, 웹로그의 경우 주의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다만 웹로그 샘플은 접하기 힘드니 GA 자격을 공부하면 좋을 것 같고, IT회사를 지망한다면 SQL 정도는 도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기능이 고객에게 만족스러웠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관적인 감정인 '만족'을 어떻게 가설을 세우고 검증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고, 지금까지 교육과정에 따라 PM의 직무 역량을 배우면서 이론지식을 공부하거나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과 실무에서 PM으로 업무를 하는 건 굉장히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론 지식을 어떤 태도와 관점으로 배우면 면접에서 매력적인 답변으로 나올 수 있을까요?
고객의 만족 수준은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떤 결과를 만족 수준으로 볼 수 있을지 미리 고민해야 합니다. OKR이 그런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뉴얼 수준의 변화라면 매출과 각 영역의 목표전환율, 상품 추천 시스템이라면 노출대비 클릭수나, 상품조회수 대비 주문전환율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자체 간편결제라면 주문서 체류시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영역의 개선이라면 A/B테스트가 좋습니다. 요즘에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등장합니다. 만약 면접관이 개선해보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면, 어떤 곳인지, 이유는 무엇인지, 개선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지를 세트로 가져가는 것이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작가는 PO로서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A/B테스트라고 말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만 말했습니다. 그러면 실무에서 쓰이는 여러 방법 중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A/B테스트만 고집했던 이유가 있을까요? 또 다른 여러 부분에 대해 학습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저도 UI/UX 변화를 검증할 때는 AB테스트가 유용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AB테스트가 만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없던 버튼이나 기능이 생기고 강조하고 있다면 당연히 클릭 전환이 높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AB테스트가 구성원들을 설득하기에 편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기존 대비 전환율 증가, 클릭수 증가 등은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ㅇㅇㅇ은 AB테스트 툴이 잘 갖춰진 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학습할 부분은 웹로그의 지표들이 떠오릅니다. GA 자격을 준비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글로 쓰거나, 누군가에게 설명해 보면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
어렴풋하게 가지고 있던 의견이지만, 멘토링을 준비하면서 곱씹어보고 구체화할 수 있었다. 너무 좋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 물론 부담스럽지만, 신선한 자극이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비록 아저씨지만, 아직 성장이 고프다. 부족한 점이 가득하지만, 이런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