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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Aug 22. 2022

평범한 외벌이 아빠, 영어유치원을 결심하다

나는 결혼 시작부터 외벌이였다. 벌이도 시원치 않았다.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딸아이는 똑똑한 편이었다.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4살부터 한글을 조합하고 간판을 읽을 수 있었다. 당시 우리 부부는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살았다. 5살이 되어 유치원에 가더니 방과 후 영어 수업을 듣고 와서는 알파벳을 떼고 파닉스를 떼고 영어 책을 외워서 읽는 흉내를 냈다. 우리 부부는 몰랐지만, 주위에서는 놀라셨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내 딸은 약간 주목받았던 것 같다. 평범한 집 아이인데 따로 사교육도 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일까


아내는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싶다고 했다. 

한 달 비용은 130만 원 정도... 나는 우리 형편에 무리라고 생각했다. 반대했다.


어느 날, 아내는 나에게 말도 없이 영어유치원 테스트를 하고 왔다. 만점을 받았고, 원장님이 아이를 꼭 보내달라고, 잘 지도해보고 싶다 했다며. 그렇게 시원하게 카드를 긁고 왔다.


덜컥 받은 통보에 어이가 없었지만 새끼가 잘했다니 그런가. 웃음이 먼저 나는 것은 나도 어쩔 수 없는 딸 바보 아빠일지도.


모든 부모가 영어 교육에 돈을 쓰는 이유가 뭘까. 여유가 있어 유학을 고려해서.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서.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등이 있겠지. 보통 우리 세대는 영어를 못해서 외국인을 만나면 그저 부끄럽다. 나는 토익 950점이었는데도 말 한마디 떼기 어렵다. 이런 결핍도 한몫할 것이다.


영어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영어로 만들어진 정보의 양과 질 모두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1. 검색할 때, 영어 문서가 한글 문서보다 수백 배 많다.

2. 책의 종류가 다양하고 저렴하다.

3. 컨텐츠 제작 시 최우선 언어는 영어이다.

4. 세계 최고의 석학과 대학은 영미권에 집중되어있다. 모든 논문은 영어이다. 최신 연구결과도 영어이다.


이것이 내 딸이 영유에 가야만 하는 내 합리화의 결론이다.


나는 내 결핍을 인정한다. 영어의 중요성도 알고 있다. 그래서 내 딸에게는 그 아쉬움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평범한 외벌이 아빠는 없는 살림에 마통까지 써가며 영어유치원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3년 전의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영어유치원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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