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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 상남자 Jul 12. 2021

자기 주도적 역량을 위한 첫 번째 핵심 키워드, 능동성

오늘은 자기 주도적 역량 향상을 위한 첫 번째 핵심 키워드인 '능동성'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축구 이야기로 시작을 해볼까 하는데요, 


축구의 신 '메시'선수가 뛰고 있는 FC바르셀로나라는 축구팀은 현재도 잘하지만 2010년 전후로 엄청난 전성기를 맞이했었어요. 그 당시에 '티카 타카'라는 패스 중심의 높은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였는데요, 공을 거의 70~80% 정도 점유하며 게임을 지배하곤 했어요. 축구가 90분 동안 진행되는 경기니 70%만 점유한다고 해도

꿈만 같았던 FC바르셀로나 홈 경기장 방문

90분의 63분을 공을 소유하며 공격을 해 나간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상대팀은 63분간 패스를 돌리는 FC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쫓아다녀야 한다는 의미죠. 2010년에 친구와 함께 바르셀로나 여행을 가서 실제로 FC바르셀로나 팀 경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메시, 이니에스타, 사비 선수가 추축이었던 FC바르셀로나는 말라가라는 팀을 압도하며 4:0으로 경기를 마쳤어요.


종료 휘슬이 울리고 FC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아주 쌩쌩한 모습으로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말라가 선수들은 지친 모습으로 고개를 떨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어요. 그럼 질문을 하나 던져볼게요. 이 경기에 참여했던 FC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총 움직인 거리와 말라가 선수들의 총 움직인 거리를 비교하면 어떤 팀이 더 많이 뛰었을까요?


 저는 당연히 말라가 선수들이 경기 내내 공을 쫓아다니며 수비를 해야 했기에 말라가 선수들이 많이 뛰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경기 결과를 보니 압도적으로 FC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뛴 거리가 많았습니다. 많이 뛰고도 지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해결되지 않은 불확실함을 마음 한켠에 남겨둔 채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뒤, 안정환 선수의 월드컵 경기 해설을 듣던 도중 그 해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을 갖고 있으면 기분이 조크 든요!"


내가 공을 소유한다는 것은 내가 어디로 패스할지, 슛을 할지 말 건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게임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고, 내 의지에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쉽게 몰입으로 이어지고 궁극의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내가 내 맘대로 채널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유튜브가 2시간짜리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고,  게임을 하면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지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패키지여행도 마찬가지죠. 저는 대학교 입학이 결정되었던 겨울에 부모님과 함께 일본으로 패키지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한창 여기저기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었던 패기 넘쳤던 시기에 꽉 차인 스케줄대로 가이드를 따라 움직이는 여행은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정말 재미가 없었어요. 옛 시절에 갔었던 수학여행도 마찬가지죠. 친구랑 같이 노는 게 재미있었던 것이지 '여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계속 끌려다니는 여정이 그리 즐거운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공부 안 해? 공부 왜 안 해? 티브이 그만보고 얼른 가서 공부해!"


라는 말을 부모님께 듣는다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더 들던가요? 제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학업 성적이 좋았던 시절은 제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에 참여했던 시기였어요. 거실에 앉아 있다가 공부를 하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는데 부모님께 얼른 가서 공부하라는 말 들으면 공부하고 싶은 맘이 싹 사라지는 게 사람 마음이죠. 


 그 마음을 너무나도 공감하기에 요즘 제 딸아이에게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대략적인 시간표를 작성한 다음에, 예를 들어, 피아노 연습을 할 시간이 되었다면


"하윤아, 피아노 연습 몇 시부터 할 거야?"

"7시 7분부터"

"그래, 기대할게"


혹시나 7시 7분이 되었는데 딸이 시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면 '7시 7분'이 되었다는 것만 넌지시 알려줍니다. 그러면 대부분 스스로 피아노 연습을 시작하더라고요. 제가 피아노를 가르쳐줄 때도 있지만 혼자서 연습하는 시간도 반드시 확보해 줍니다. 스스로 어떤 곡을 연습할지에 대해 '선택'해보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연습이 다 끝나면 딸에게 이런 말을 건넵니다. 


"오늘 연습 어땠어?", "오늘 연습한 그 노래 참 듣기 좋던데~", "아빠가 좋아하는  oo노래를 연주해줘서 고마워"




1964년에 심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었던 셀리그먼과 마이어는 개구리 뒷다리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첫 번째 날에 자신에게 전기 충격이 가해졌을 때 어떤 방법을 써도 전기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개는 두 번째 날에 전기 충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제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 충격이 끝날 때까지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죠.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알려주었던 이 실험은 교육계에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셀리그만과 마이어의 '학습된 무기력'을 증명한 개 뒷자리 전기 충격 실험

'야! 너두 영어 할 수 있어(야 너도)'로 대한민국에 영어교육 열풍을 일으킨 김민철 대표도 세바시에 나와서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요, 스무 번쯤 사업 실패를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가 된다고 해요.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그때 100% 성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학습된 무기력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출처- 유투브 세바시 채널


첫 번째는 자신이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를 반듯하게 정리하는 법이고,

두 번째는 양치를 3분 동안 하는 것이었다고 해요. 


자신이 100% 성공할 수 있는 아주 소소한 과업을 '선택'하여 성공하고, 그 성공의 경험을 조금씩 늘리고 넓혀가는 과정을 통해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는 스토리를 들으며 자신의 '선택'을 성공으로 축적해 가는 과정이 '능동성'을 끌어내는데 핵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자신이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만큼 주도성으로 뭔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을 높일 수 있을 테니까요. 


오늘은 자기 주도적 역량의 핵심 키워드인 '능동성'에 대해 탐구해보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자신이 쉽게 선택하고 꼭 성공할 수 있는 과업에서부터 차근차근 성공의 순간을 경험하고 점차 난이도 있는 과업에 도전하여 그 과업을 성공해 내고, 그 과정과 결과를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칭찬받을 수 있다면 능동성은 충분히 의도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에게는 '어려운 일에 도전하기'규칙이 있다. 이 규칙은 세 가지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엄마와 아빠를 포함한 '온 가족이 어려운 일에 도전해야 한다'는 약속이다. 그것은 매일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두 번째, '어려운 일도 그만둘 수 있다'단, '자연스럽게' 끝낼 시점이 될 때까지는 그만둘 수 없다. 적어도 약속한 기간까지는 시작한 일을 끝내거나 지속해야 한다.

세 번째, '스스로 어려운 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출처 'GRIT(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315~316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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