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새로운 시작을 카운팅 하기 시작하는 날이 있다.
누군가는 신정이라고 불리는 1월 1일을,
누군가는 구정이라는 설날을,
그런데 나에게 시작은 3월 2일이다.
초등교사이신 부모님 아래에서 성장해 왔으며, 그런 학창 시절을 보내고 뒤이어 교사가 되었기에 1월 1일이 주는 설렘 보다는 3월 2일이라는 상장성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서른 세번째 맞이하는 3월 2일임에도 불구하고...
어제 잠들기 전에 둘째가 내일 유치원 가기 싫다는 말을 백 번쯤 하고 잤다.
유치원 최고 반인 일곱살 반에 가는 것도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 것도
아이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불안과 두려움, 기대와 설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불확실성 : 확실하지 아니한 성질. 또는 그런 상태
경제 공부를 하다보니 사람들이 정말 꺼려하는게 불확실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어제 자율학습을 땡땡이 치고 나서 불안한 마음에 다음날을 맞이했는데 담당 선생님이 커다란 매를 들고 교실로 입장하시기 바로 직전이 사실 제일 무섭다. 몇 대 맞을지를 알게 되고, 1번 타자가 맞는 모습을 보면 차라리 마음이 편안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두 아이의 불확실성을 달려려 한참을 너희의 '성공 경험' 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잤는데 정작 내가 꿈 속에서 내내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첫 날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설레여하며 교실에 올라갔는데
교실은 이미 아이들이 노느라 난장판이고
교실에는 다른 선생님이 떡하니 자리에 앉아 나를 '뉘신지??'하고 쳐다보는 꿈.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교사가 되긴 했나보다, 학생 입장에서 꾼 건 아니니...
지난 월요일에 교무실에서 교감 선생님과 둘이 근무했는데 교무실로 전화가 밀려들었다.
나이스 자가 진단을 했는데 '참여자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메시지가 뜨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전학을 갈껀데 지금이라도 서류 작성해서 가야 하느냐, 전출을 갈껀데 무슨 서류가 필요하냐, 학생이 확진이 되었다, 가족 중 확진자가 있는데 3월 2일에 어떻게 하면 되느냐, 담임 선생님 명단 공개했느냐, 왜 나한테는 연락이 안오냐 등등
그러고보니 이 모든 전화가 구현되는 날이 오늘이구나.
신의 가호가 있기를, 아멘, 나미아비타불관셈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