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딸과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2가지 미션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문학 작품을 읽고 독서록을 꾸준히 쓰는 것과 두 번째는 '글쓰기 자작자작'플랫폼을 이용해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자작자작에 대해 말씀 드릴께요.
자작자작은 글쓰기 교육을 위해 제작된 일종의 디지털 교육 공간입니다. AI열풍이 교육 현장에 적용된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요, 선생님들은 이 곳에 온라인 학급을 개설하고 학생을 초대하여 다양한 글쓰기 글감을 내어주고 글쓰기 교육을 실행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도 두 딸과 함께 글쓰기 연습을 실천하기 위해 자작자작에 우리 가족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여러 글쓰기 글감 중 두 딸이 흥미로워 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올해 담임교사로서 만나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적용해보면 1석 2조가 되겠다는 생각도 해보았구요.
1주일에 2~3회 정도 제가 글감을 만들어 자작자작에 올리면 두 딸이 글감을 확인한 후 제공된 미션에 맞게 글을 올리는 시스템입니다. 방학 한 지 약 3주 정도가 지났는데 벌써 10개의 글감에 대해 글쓰기를 하고, AI피드백을 받았답니다. 그럼 어떤 단계로 진행되고 있는지 최근에 작성한 글을 하나 가져와 볼게요.
1. 글감 올리기
: 글을 쓰게 하려면 먼저 흥미를 가질만한 글감을 골라야 합니다. 어린 시절 일기 쓰기가 괴로운 이유는 쓰고자 하는 동기가 없는 상태에서 자기 전에 억지로 글을 쓰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글감을 선정할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겨울 방학이 절반 정도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고른 주제는 '겨울 방학 되돌아보기'입니다.
*제목
: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있나요?
*설명
: 1월 8일 경에 시작된 겨울 방학이 이제 반환점을 돌고 있습니다. 겨울방학을 보내면서 지금까지 잘 하고 있는 점은 무엇이고, 잘 안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 되돌아 봅시다.
*글 작성 안내
: 내 겨울 방학을 되돌아보고 난 후,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문단 구성을 하여 겨울방학에 대한 글을 작성해봅시다.
1문단- 겨울방학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
2문단- 겨울방학 중 잘하고 있는 점
3문단- 겨울방학 중 잘 못하고 있는 점과 앞으로 개선 방향
*글 작성 기준
: 필수 글자 수 600자 이상, 필수 문단수는 3문단, 표현적 글쓰기
2. 샘플 글 작성하기
: 어떻게 글을 작성하라고 안내는 했지만 글에 따라서 어떻게 글을 써야할지에 대해 막막한 경우가 있죠. 특히, 둘째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서 글쓰기를 많이 해본 경험이 없어서 주어진 글감에 맞게 글을 쓰는 것을 많이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제가 쓴 글을 참고하라고 글감에 맞게 샘플용 글을 작성합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을만한 글감에는 미리 글을 작성해 주지 않구요.
저는 이렇게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1월 9일에 겨울방학을 시작한 뒤 어느새 한 달 남짓 한 시간이 지났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 교무 부장으로서 종업식, 졸업식, 겨울방학을 준비하며 정말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2026학년도 교육과정 편성을 해야 하는 추운 겨울이다. 하지만 돈 보다 소중한 것이 바로 '시간'이기에 잡을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는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 매 순간 고민하고 있다.
겨울방학 중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고향에 계신 아버지의 건강이다. 졸업식 날에도 모든 업무를 마무리하고 바로 고향으로 내려가 아버지의 건강을 살폈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고향에 내려가 아버지의 건강을 살피고, 입원해 계시는데 필요한 것은 없는 지에 대해 간병인 여사님,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매번 갈 때마다 조금씩 수척해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마주하는 게 아들로서 참 가슴 아픈 일이고, 아버지가 더 건강하셨을 때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그럼에도 아버지가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병원에 머물러 계셨으면 하는 마음에 자주 찾아뵙고 있다. 그저께는 아버지가 겨울 간식을 드시고 싶어하시는 것 같아 군고구마, 붕어빵, 오뎅을 사서 병원을 찾았다. 밍밍한 병원 밥을 드시느라 입안이 헛헛하실 아버지가 겨울 간식을 드시고 조금 더 기운을 차리셨으면 좋겠다.
겨울방학 중 아직까지 잘 못하고 있는 점은 가족과의 여행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전 겨울에는 런던, 파리에 가서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올 겨울에는 단 한 군데도 가지 못했다. 친구네 가족과 사이판을 가려고 했다가 사이판 가 있을 동안 혹시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여행 추진을 포기했다. 방학 중 평일에는 아이들이 학원 가고, 나는 출근 하느라 시간이 안되고, 주말에는 내가 자주 고향을 내려가니 여행 추진이 안된다. 애들이 조금 더 크면 더욱 시간이 없을텐데.. 그래서 가는 시간이 더욱 애틋하고 아련하다.
이렇게 글을 작성한 후 'AI피드백'을 실행시키면 아래와 같이 피드백이 옵니다. 딸들도 글을 작성한 후에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더군요. 어린 시절 일기장 검사를 받고 나면 선생님께서 빨간 글씨로 뭐라고 써 주셨는지를 설레여하며 펼쳐보던 그 느낌을 아마 다들 기억하고 계실껍니다.
3. 본격적인 글 작성
첫 째 딸은 아래와 같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지긋지긋한 5학년이라는 껍데기에서 벗어나 이제 초등학교 최고 선배인 6학년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6학년이 되기 전 주어진 겨울 방학이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방학은 준비를 하는 시간이니까.
겨울 방학을 하고 나서 느낀 점들 중 하나는 평소보다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주말만큼 늦게 일어나 학원 갈 채비를 마치고 학원을 다녀와도 시간이 학교 다닐 때보다 많다. 훨씬. 방학인데도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라는 아빠의 잔소리에 화가 나긴 했지만 그럴 일은 절대 없었기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자유 시간이 늘어나서 좋았다. 하지만 방학이라 늦게 자서 뱀파이어가 되진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어제도 밤을 홀랑 샜다.
겨울 방학의 안 좋은 점을 꼽자면 자유 시간도 늘었지만 그에 맞춰 숙제해야 하는 시간도 늘어난 것 같다. 평소와 일상은 똑같고 학교만 안 가는 게 전부다. 게다가 늦게 일어나서 학교에 있는 시간의 절반을 날리고, 주말과 일상이 거의 비슷해지기 때문에 주말의 소중함을 잊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또 시간을 낭비할 때도 종종 있는 것 같다. 아빠가 방학 동안 독서록을 쓰라고 했는데, 독서록을 쓰는 것을 맨날 까먹는다. 왜일까? 학교 다닐 때는 빠듯하게 지나갔던 시간이 방학이 되니 넘쳐나서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는 건 아닐까? 모든 초등학생들이 나처럼 생각할까? 왠지 모르게 강박 같은 게 느껴진다.
이 글에 대해서 저는 아래와 같이 댓글을 달아주었구요.
둘 째 딸은 제가 쓴 글과 언니가 쓴 글을 모두 읽어본 후에 아래와 같이 작성했더라구요.
우리 학교는 1월 8일에 종업식을 했다. 너무 좋다. 하지만 나는 방학보다 더 좋은게 있다. 모두 알겠지만 주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방학이 싫은 것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순서는 주말- 방학- 개학일 순으로 좋다. 방학에서 나는 월화수목금 다 학원을 가지만, 금요일이 제일 좋다. 왜냐면 방과후 중에는 배드민턴 방과후가 제일 좋은데 그 방과후가 금요일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학원이 한 개밖에 없어서 진짜 평일 중에서는 금요일이 제일 좋다. 그ㄱ원은 영어학원이다. (영어학원은 월수금 간다)
이번 방학에는 시간 나면 영화보고 놀아야지! 그렇다. 나는 이번 방학에는 숙제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할 것이다. 한다는 것은 시간나면 논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1, 2 학년 방학에는 어려서 잘 못 놀았기 때문이다. 나는 학원은 열심히 다니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방학에 학원 가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것도 매일.
하지만 지금은 숙제가 생각보다 많고 글쓰기랑 청소도 해야 해서 영화를 많이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왜냐하면 숙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숙제가 많이 오래 걸리고 어려워서 나는 앞으로 숙제 빨리 하고 영화 보고 싶다. 그게 말처럼 쉬웠으면 좋겠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생각을 멈추고 모으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고 미래를 내다볼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를 할 기회는 만들어줘야겠고, 학원을 보내기에는 부담스러운 분들이 있으시다면 지금 바로 아이와 함께 글쓰기를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