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공략법4

신춘문예가 독이 되지 않게 하려면

by 정소정



작가가 되기 위해서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경연을 통과해야 한다니…!



어째 굉장히 한국적이다. 그런 식의 통과의례를 거쳐야 문단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어째 불합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독자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닐까. 질문하게 된다. 나는 당연히 그 말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내가 신춘문예에 작품을 냈던 건 그걸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신춘문예 이후에 작품활동을 꽤 열심히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후에 받은 어떤 상이나 실적보다도 ‘신춘문예 당선자’라는 걸 더 좋게 봐주시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신춘문예가 가지는 상징성은 아직도 큰 것 같다.


내 주변에 훌륭한 작가들 중에 신춘문예를 거치지 않은 분들도 많다. 그리고 또 안타깝게도 신춘문예 당선을 위해 여러 해 도전하다가 젊은 날을 날려버리는 재능있는 작가들도 많이 봤다. 나는 그런 친구들에게는 신춘문예를 무시하라고 말해준다. 재능있는 작가 중에는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이 캐치하기에는 너무 젊고 신선한 감각을 가진 경우도 많다. 어떤 의미에서는 심사위원보다 더 훌륭해서 안 뽑히는 것이다. 사실 뭔가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아주 약간은 제 살 깎아먹기처럼, 이런 거 별로라고 생각하면서도 경향성에 맞춰야 한다. 자신의 기호가 심사위원의 기호와 딱 맞는 경우야 정말 행복한 케이스지만, 보통은 어느 정도 맞춘다. 그러니까 그런 작업에 시간 낭비하기 싫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타입의 글을 쓸 수 없는 작가라는 판단이 들면 신춘문예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작가가 되면 된다.


신춘문예는 작가로 활동하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나의 글을 쓰는 것. 신춘문예를 공략해야 하는 이유는 사실 뭔가를 핑계 삼아 내 작품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의뢰하지 않았지만 마감기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모에 도전하는 게 필요하다. 내 글을 찾는 이가 없을 때, 기성작가들도 위축되고 마음의 끈이 느슨해진다. 사실 좀 많이 힘들고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실업자랑 다른 게 뭔지… 한숨만 나오기도 한다. 그럴 때 공모전에 도전하면, 마감일이 생긴다! 게다가 완성하면 상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도박꾼의 마음으로, 상인의 영혼으로,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며 써볼 수도 있다. 우울증에 빠지는 것보다는 그 편이 몇 배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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