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인스타를 보며 야옹이 작가처럼 완벽한 몸매와 피부를 가진 초미녀 작가에게 질투심을 품고 이를 악물고 다이어트를 하는 그런 욕심쟁이면 좋겠다. 티비를 보며 온에어 중인 드라마들에 부들거리며 내 드라마가 저기 나가야 한다고 눈에 불을 켜고 글을 쓰는 욕심쟁이면 좋겠다. 남들이 산 강남 아파트, 용산 아파트, 마포 아파트가 십억 이십 억씩 오르는 거 보면서 부들부들거리며 나도 그런 상급지에 집을 사고야 말겠다며 덜덜덜 살이 떨리는 욕심쟁이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그런 값비싼 것들을 보면서 ‘이야 대단하네’ 하고 마는 사람.
몸무게가 일 년 사이 십 킬로는 족히 늘었는데 빼려면 땀을 흘려야 하는데 그게 힘들어서 겁이 나는 세상쫄보. 성공하는 작가들, 나를 앞질러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부들대기는 커녕 마음 속에서 조금 울컥 하려다가 언젠가는 나의 때도 올 거라고 조용히 삼켜버리고 마는 인내심 갑 미련곰탱이.
이런 나도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나도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세상에 이런 나를 위한 자리도 있을까?
결국 나를 위한 영토를 얻지 못 하고 버려진 침대나 책상처럼 낡고 먼지쌓인 존재가 되어버리면 어쩌지? 그런 두려움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런 때조차 그럼 그냥 생을 접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죄많은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야 마는, 나는야 뭐든 너무 쉽게 포기하는 사람. 하지만 나는 그렇게 나약하고 비겁하고 도망가길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땀 흘리고 몸살이 나는 게 무서워도 이를 악물고 해서 근육을 만들고 체력을 키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근데 그게 너무 힘들다. 한 때는 지금보다 십오 키로는 덜 나가고 배에 복근이 세로로 잡힐 때도 있었다. 그 때는 젊어서 그랬을까? 싶지만 그 때도 이미 나는 삼십대였다. 그 때는 그 때 나름 나이가 많아졌다고 생각했었다. 모든 게 상대적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분명히 지금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작은 것 하나라도 성취하기 위해서는 욕심이 필요하다는 것. 그 때는 지금보다 욕심이 많았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고 싶다. 그래야 덜 쓸쓸할 것 같다. 그래야 인생이 조금 더 훌훌 흘러갈 것 같다.
무서워하지 말고 눈을 부릅떠.
허리를 곧게 펴고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나의 것으로 만들겠다고
그렇게 말해 봐. 힘 없이 웅크리고 있지 말고.
그래도 난 지금의 조금은 싱겁고 무르고 겁도 많은 내가 좋다. 이런 나도 잘 할 수 있고, 이런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도 같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그런 생각이 든다. 독하게 살지 않아도 낙오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그런 생각. 내 주변에는 그래서 착한 사람이 많다. 무른 사람이 많다. 독하게 이를 악물고 성공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런 이들은 나의 느슨함에 혀를 내두르며 거리를 두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친구들이 나에게 독하게 내뱉는 충고가 나에게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느리고 무른 나를 받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밖에 없다. 우리 같이 조금 무르게,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서 결국은 꿈을 이루는, 그런 옛날 청춘영화같은 이야기를 써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