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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의정수 Jan 10. 2024

프리워커의 등장 배경

<3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청년세대

프리워커라고 불리는 이들이 기성의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세대적 특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흔히 요즘 청년을 지칭하는 말로 MZ세대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세대는 MZ세대가 유일하다는 말이 널리 쓰일 정도로, 이들은 기존 세대와는 크게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


그렇다면 MZ세대가 처한 환경은 과거에 비해 얼마나 달라졌나? 경제시스템이 전환되기 시작한 기점으로 2000년 초반 ‘닷컴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꼽을 수 있다. 이를 신호탄으로 하여 현재까지 세계 경제는 계속 침체되고 있다. 향후 경기 성장을 예상하는 사람은 전무하다. 이는 기업들의 신규 일자리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높아지는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으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져간다. 높아진 부동산 가격으로 임금 수입만으로는 평생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시대이기도 하다. 이것이 지금의 청년세대가 처한 현실이다. 반면, 고속성장이 끝난 우리 사회에는 물질적 풍요로움과 지식과 정보가 넘쳐난다.


한 마디로, 현재의 청년세대는 과거에 비해 사회 진입 기회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진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세대가 가지고 있는 직업관이나 삶의 태도를 현재의 청년세대에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워라밸과 워라블, 그리고 프리워커

이러한 특징 아래 몇 년 전부터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는 표현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이는 일과 삶이라는 두 가지 영역에서 자신의 자아를 확실하게 구분하고자 하는 청년세대의 욕구를 반영한다. 나아가 일보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직장을 위해 모든 삶을 희생했던 기성세대의 직업관에 대한 반발로 읽어 볼 수도 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청년세대로 인해 기존부터 이어져 온 직장의 조직 문화을 새롭게 제고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반발 현상으로 ‘워라블’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워라블은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통해 직장 내에서 자아실현을 꿈꾼다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일과삶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어쩌면 이 둘이 필연적인 동반 관계를 이룬다는 뜻에서 워라밸의 반대어로 이해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일과 삶을 구분하려 들면, 오히려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하는 시간이 헛되게 느껴지거나 둘 중 어느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워라블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아간 개념이 프리워커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직장 시스템 아래서 자아를 실현하는 일은 조직이 변화하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프리워커는 자신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을 꾀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프리워커의 등장 기반이 된 기술의 발전

프리워커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개인이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경로가 기존에 비해 다변화되고 쉬워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펜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방식의 업무환경 증대와 플랫폼 노동의 발전은 누구나 손쉽게 소득을 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이는 근로 형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풀타임 근무가 아닌 36시간 미만 취업자 비율은 38.1%로, 취업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플랫폼을 활용한 N잡이나 사이드잡 등 다양한 방식 일의 형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워커가 등장한 데에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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