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를 품은 사회
사이코패스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면 될 것 아닌가?
[우생학]
유전 법칙을 응용해서 인간 종족의 개선을 연구하는 학문. 유전학의 한 분야로, 1883년에 영국의 유전학자 골턴이 제창하였다. 인류의 유전적 소질을 향상시키고 감퇴시키는 사회적 요인을 연구하여 유전적 소질의 개선을 꾀한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당신은 스스로가 지적으로 우수하고, 깨어있는 의식과 건강한 육체의 소유자이며, 후대에 물려줄 유전질환이 없는 인간이라 자부할 수 있는가? 당신은 상위 몇 % 인가?
현재 임신 중 정기검사에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진단할 합리적인 방법은 없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가장 잘 알려진 강제불임 사례는 나치 독일이다. 강제불임 정책이 홀로코스트에 선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세기에 강제불임을 통한 우생학 정책을 실시한 나라는 독일뿐만이 아니다. 미국을 선봉으로, 캐나다, 스웨덴, 일본,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가 실제 강제불임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이때, 혹자는 사이코패스를 유일한 제거대상으로 삼는다면 소기의 우생학적 성과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전체 인구 중 약 4%, 그러니까 25명 중 1명 꼴로 존재하는 사이코패스의 성향의 인물을 색출하고 제거하는 형식으로 중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이코패스의 성격을 가진 사람 중 중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또한, 중범죄를 저지르는 상당수의 범죄자들은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갖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도 사이코패스를 모두 색출하고 죽이자는 주장은, 실제 사이코패스에 의한 살인범죄보다 더욱 끔찍한 결과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 이상 한국은 안전하지 않다.
총기 난사가 없는 대신, 우리는 불특정다수를 향한 칼부림 사건을 하루가 멀다 하고 접하고 있다. 경찰은 흉악범죄에 발포를 망설이지 않겠다고 발표하지만, 실탄 발포에 대한 민사적 책임을 경찰공무원 개인에게 지우는 것이 현실이다. 망설여지는 권총과, 재장전이 느린 테이저건으로 우리 경찰들은 칼을 든 범죄자를 제압해야 한다. 물론, 경찰은 칼을 들지 못한다. 술에 취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더 이상 낯선 뉴스가 아니다. 술에 취해 잠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절도와 강도 범죄는 영화의 소재로 쓰일 만큼 흔한 일이 되었다. 한국은 이성을 잃은 주취자를 상대하기 위해 소방공무원과 구급차가 동원되는 나라이다. 한 해에 유아 실종 사건은 2만 건을 넘어섰다. 양념치킨보다 저렴한 매스암페타민이 유통되고, 청소년의 중독을 넘어 고등학생이 유통을 주도하기도 한다. 방범 카메라에 촬영된 흉악범죄의 실제 영상이 메신저로 퍼져나간다.
사이코패스들을 잡아들이지 말라니, 그럼 어쩌자는 것인가?
요즘, 지하철에 역무원이 없다. 자동화에 따라 줄어든 직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지하철에는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항상 눈에 띄었다. 하지만 지금은 역무원을 찾아보기 힘들고, 각종 기계와 전광판이 그들을 대신하고 있다. 범죄자는 더욱 자유로워진다. 사회복무요원이 아니라, 전문 경비요원이 필요하다.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자동화 이전에는 당연히 존재하던 것이었다.
우리 사회는 더 나은 수익률을 위해 인건비 보다 저렴한 기계를 도입하고 있다. 작은 소상인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지하철이나 기차역에도 수많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기계의 사용법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은 도와줄 직원을 찾아 헤매고, 기계가 사람을 대신한 탓에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맨다.
우리 사회는 기계보다 사람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