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앙

과녁에 박혀버린 삶

by 채정완
정중앙_acrylic on canvas_90.9X65.1_2026.jpg 정중앙 Bull's eye, acrylic on canvas, 90.9X72.7, 2026

사회는 끊임없이 성공의 기준을 설정하고 그것을 이상적인 삶의 형태로 제시한다. 안정적인 직업, 경제적 성취, 사회적 인정, 그리고 타인에게 보이기 좋은 삶의 외형들은 개인이 추구해야 할 목표처럼 작동한다. 이러한 기준은 명확한 방향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능적이지만, 동시에 개인의 삶을 하나의 경쟁 구조 안으로 편입시키며 각자의 고유한 가치와 욕망을 주변화시키기도 한다. 사회가 만들어낸 성공의 좌표는 마치 과녁처럼 존재하며, 사람들은 그 중심을 향해 끊임없이 자신을 조정하고 정렬한다.


문제는 그 기준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개인이 자신의 내면을 점검할 기회를 잃는다는 점이다. 사회가 제시한 방향이 삶의 유일한 목표로 작동할 때, 사람들은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보다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 결과 개인은 자신의 감정과 신념, 정체성을 점차 희생하며 사회적 기준에 적합한 형태로 변형된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오히려 개인의 자아를 잠식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중앙'은 이러한 현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화면 속 인물은 과녁의 중심에 머리가 박힌 채 힘없이 늘어진 형태로 등장한다. 과녁은 사회가 설정한 성공의 기준점을 상징한다. 인물의 머리가 그 중심에 박혀 있고, 신체가 중력에 의해 무기력하게 처진 모습은 사회적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과정에서 사고와 자율성이 마비되고 개인의 주체성이 소멸된 상태를 드러낸다.


이 작품은 성공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규정한 성공의 서사가 개인의 다양성을 억압할 수 있다는 문제를 환기하고자 한다. 또한 개인이 사회적 기준을 따르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관한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질 필요가 있음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성공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좌표가 아니라, 각 개인이 자신의 삶 속에서 재정의할 수 있는 개념이어야 한다. '정중앙'은 관람자가 자신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 타인의 기준인지, 혹은 스스로 선택한 길인지 질문하도록 유도하며, 사회 속에서 개인이 잃어버린 주체성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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