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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정완 Sep 02. 2024

나는 가끔 눈물을 흘린다

눈물 뒤에 서있는 인물을 바라보자.

나는 가끔 눈물을 흘린다 I sometimes shed tears, acrylic on canvas, 53.0X40.9, 2023

눈물은 크게 세 종류라고 한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 나오는 생리적 눈물, 자극에 의해 반응하는 자극 반응성 눈물, 그리고 슬프거나 기쁠 때 나오는 감정적 눈물. 감정적 눈물은 쉽게 흐르지 않는다. 아주 많이 슬프고, 감격에 찰 정도로 기뻐야지 나온다. 그저 그런 감정적 반응에는 눈물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여러 예술 매체에서 눈물을 극적인 장치로 이용하곤 한다. 제목에 눈물이 들어가는 책이나 가요, 영화, 미술 작품들이 얼마나 많은가? 대중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데 있어서 눈물은 아주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눈물이 예술가들의 도구만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의 이익을 얻고자 타인의 감정을 움직이려 눈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거짓 울음을 터트리곤 하고 연인과의 기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눈물을 짜내기도 하고, 자신이 반성하고 있음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사회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사회에서 벌어진 특정 사건이나 현상들에 대해 대중들이 원하는 감정을 눈물로 표현하여 지지를 얻고자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을 진심이라고 보기에는 평소에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들과는 잘 맞지 않아 실소를 자아내곤 하지만, 기가 막힌 것은 그런 모습에 감명을 받고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눈물이 무기다'라는 말이 있듯 눈물은 다른 사람에게 강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켜 동정이나 공감을 끌어낸다. 사회 권력자에게 지지를 보낼 때 필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이다. 그러나 감정에 휘말려 준비도 안 된 비이성적인 사람을 사회를 대표하게 만드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대중은 그만큼 눈물에 약하다. 상대의 감정에 그대로 공감해 주는 것도 좋겠지만, 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을 뽑을 때는 그 눈물 뒤에 무엇이 감춰져 있는지를 먼저 좀 생각해 본다면,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지지할 만한 사람을 판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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