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과 도덕 사이

붙잡을 것인가, 놓을 것인가.

by 채정완
생존과 도덕 사이_acrylic on canvas_100.0X65.1_2025.jpg 생존과 도덕 사이 Between Survival and Morality, acrylic on canvas, 100.0X65.1, 2025

현대 사회는 '성공'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구조 위에 세워져 있다.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자산, 더 넓은 집, 더 빠른 승진. 성공의 기준은 점차 획일화되고,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삶은 실패로 낙인찍히기 일쑤다. 문제는 이 성공이 단순한 개인적 욕망을 넘어, '생존'의 문제로 확장되었다는 데 있다. 더 이상 성공은 선택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처럼 강요된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끝없는 경쟁의 굴레에 갇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자라며, 성인이 되어서는 그 압박이 더욱 치열해진 형태로 돌아온다. 직장, 학교, 심지어 인간관계마저도 성과의 효율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남보다 뒤처지면 곧 도태되고, 그 도태는 곧 생존의 위협으로 직결된다.


이처럼 경쟁이 심화할수록 인간관계의 본질도 서서히 변질된다. 서로를 신뢰하고 연대하기보다는, 누군가를 이겨야만 내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타인을 동료나 친구가 아닌,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도덕은 가장 먼저 희생된다. 불공정함을 외면하거나, 때로는 누군가를 짓밟으면서까지 앞서야 하는 상황 앞에서 우리는 도덕적 가치를 무시하는 자신을 정당화한다. 그것이 바로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우리 사회의 숨겨진 폭력성이다.


이 '생존과 도덕 사이' 작품은 이러한 현실을 드러낸다. 화면 속 인물은 위에서 내려온 누군가의 손에 의지해 간신히 매달려 있다. 이는 생존을 위한 마지막 끈이자, 성공을 향한 필사적인 몸부림을 의미한다. 동시에 그는 자신이 잡고 있던 아랫사람의 손을 놓아버리는 행동을 한다. 타인을 희생시켜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는 이런 모습은 성공이라는 목표 아래 철저히 계산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인물 역시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살아남은 것이 아니다. 그가 위에서 잡은 손, 바로 그 손은 타인의 도덕적 선택 위에 놓여 있다. 누군가가 그를 붙잡아 주기로 결정했기에, 그는 여전히 공중에 매달려 있을 수 있다. 자신은 아래의 사람을 외면했지만, 누군가는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의 생존은, 그리고 이 사회가 최소한의 균형을 유지하는 이유는, 아직 남아 있는 도덕성과 연대의 선택 덕분이다.


만약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도덕이라는 가치를 외면한다면, 그 사회는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극심한 경쟁을 통해 개인으로서 살아남는다 해도, 사회가 버티질 못한다면 그런 생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우리가 서로를 붙잡고, 이끌어주는 선택을 지속해 나갈 때, 비로소 이 사회는 경쟁을 넘어선 새로운 생존의 형태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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