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넓얕>김도인님의 에피소드를 듣고, 나의 동굴론을 이야기하다.
지금, 나는 충무로역 5번출구 근처 coffe smith에서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시며, 아트북 제본을 맡기고 기다리고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머리끝까지 차서, 감정적으로 다 쏟아내야지 하다가도 막상 글을 쓰면, 스산할 정도로 차분한 마음이 앞선다. 두달전즘, <지대넓얕>이라는 팟캐스트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지금은, 진행자분들의 목소리와 지식정보가 몸과 마음 곧곧에 박혀있는 것 같다.
<지대넓얕>은 김도인, 채사장, 이 독실, 깡쌤 총 4명의 패널분들로 이루어진 팟캐스트다. 패널분들은, 2014년에 팟캐스트를 시작하신 기점으로, 유교, 심리, 철학, 정치, 물리학 총망라하여, 친근하게 대중에게 설명해주신다. 그들의 스토리 텔링은 운명적이다. 내가 머릿속으로 유야무야 인지해 온 것들을 4명의 패널분들이 마치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것처럼, 능숙하게 정리해주신다. 물론, 내가 모르는 영역이나 미처 깨닫지도 못하는 주제들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생각과 생각의 발현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안다. 다만, 몇몇 에피소드는 "맞아... 맞아..." 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정도로 반갑다.
애석하게도, 몇 회, 에피소드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김도인 님께서 주최하신 플라톤의 <동굴론>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김도인 님이 플라톤의 <동굴> 편에, 사심을 섞는 바람에, 살짝궁 전달성이 떨어지는 이야기가 됐지만, 도인님의 사심 가득한 영화와 책 이야기는 나머지 패널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한국의 모든 <지대넓얕> 애청자들의 마음을 쥐고 흔들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김도인 님은 동굴론을 총 4단계로 분류하셨다.
김도인 님의 분류법을 바탕으로 나의 <동굴론>을 설명하고 싶다. 나는 미술전공자다. 순수미술학부를 졸업할 때즘, 나를 비롯한 모든 동기들이 서로를 피하기 시작하였다. 혼자 있고 싶었던 것 같다. 장난치고 미친짓들을 일삼으며, 미술사조와 좋아하는 작가들에 대한 비평을 뿜어내던 불같은 친구들인데, 다들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렇다. 동굴에서 막 나온 것이다.
어두운 독방에 갇혔다. 문 열쇠가 손안에 있는데, 노력해도 문이 안 열린다. 그런데, 열쇠는 손안에 들어왔다.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김도인 님은 이 시기를, 어두운 동굴 속에서 나와 빛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하셨다. 내가 빛이라고 믿어왔던 공간이 동굴이란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미치도록 허무하였다. 나는 여기서 분명히 하고 싶은 건, 빛 속이라고 꼭 좋은 곳이 아니며 동굴 속이라고 나쁜 곳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동굴 속이 빛이라고 생각되면, 그곳이 당신의 천국일 것이다. 것이다. ( 우리는 정부와 사회가 정해 놓은 지위 안에서 우리의 가치를 정의해왔다.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을 벗어나 벌거벗은 나를 바라보았다. 동굴 속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규칙이있는 곳이고 동굴 밖은 내가 만들어놓은 규칙이 있는 곳이다.)
2단계, 나는 동굴 속에서 나왔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내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감정적인 내 소통법에, 반감을 느꼈고, 나는 20대를 함께 해왔던 친구들과 연락을 끊게 되었다. 가족들은 유학을 다녀오더니, 너무 이상적으로 변한 나를 낯설어하였다. 나도 지금 그 순간을 지금 떠올려보면, 웃음이 나오면서도 동시에, 마음이 아프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지금은, 그 당시의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면 꼭 안아준다. (자신이 속해있는 곳의 강한 소속감, 봉급으로 매기는 개인의 가치, 자신의 주장을 비난하는 타인의 시선을 분노로 방어하는 모습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나 또한 분노와 슬픔으로 방어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곤 하였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도 못한상태에서, 내가 잘하며 좋아하는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창업강의를 들으러 다니기도 하였다.)
3단계, 외로운 나머지, 동굴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동굴 속에 적응하는 척을 하면서 꾸역꾸역 산다. 그런데 이 시기가 나쁜 시기라고 할 수만 없었던 것이, 나는 여러 직업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타인이 보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되었다. 동시에, 미술치료 자격증을 딴 덕분에, 내가 무슨 인격을 가진 사람인지도 알게 되었다. 나는 채 사장님이 가지고 있는 정신분열 성과 이 독실님이 가지고 있는 강박증이 두드러지는 사람이다. 그런데, 관심분야는 김도인 님의 전공분야인 유교와 심리학이다.
마지막 단계, 동굴에서 다시나 와 빛에 적응하는 시기. 현재, 나는 아직 빛에 적응하는 중이다. 살갗이 타기도 하고, 견디기 힘든 순간도 있지만, 내가 있을 곳이 여기인 것을 알기에 나는 다리를 바들바들 떨며 오늘도 꼳꼳히 서있다.
Artist Jung One Kim. <SOLACE> 2016. 710*360 (mm)